(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이달 말 미국 방문에 동행하는 경제인단에 그룹을 대표해 글로벌 행보를 강화하려는 재벌가 3·4세가 포함돼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정의선 현대자동차[005380] 부회장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들이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에서는 두 사람이 이번 경제인단 참여를 계기로 글로벌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애초 정몽구 회장이 직접 경제인단에 참가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정 부회장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미국 경제인들과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더욱 긴밀하게 교환하기 위한 차원에서 정 부회장이 대신 나서기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너가(家) 3세'인 정 부회장은 최근 몇 년간 여러 국제 모터쇼와 소비자가전전시회(CES), 다보스포럼 등 주요 해외 무대에 참석해오고 있다.
특히 미국은 현대차에 중국 다음으로 큰 글로벌 시장이다.
현대·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 2014년 131만대, 2015년 139만대, 2016년 142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현대·기아차 전 세계 판매량의 18%에 달한다.
박정원 두산[000150] 회장은 작년 3월부터 '두산 4세 경영 시대'를 열고 있다.
박 회장은 박용곤 두산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고(故) 박두병 창업 회장의 맏손자다. 박두병 회장의 부친인 박승직 창업주부터 따지면 두산가 4세에 해당한다.
박 회장은 두산이 지난해 전 계열사가 흑자를 기록하며 '턴어라운드'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미국 시장 공략에도 각별하게 공을 들이고 있어 이번 방미가 현지 경영 활동 확장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은 2007년 미국 시장 소형건설장비 1위업체 밥캣을 인수해 현지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회장은 미국 연료전지 시장 확대에도 애써 왔다. 두산이 2014년 미국 연료전지 업체 클리어엣지파워를 인수해 '두산 퓨얼셀 아메리카'를 출범시키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LG그룹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경영 외연을 크게 넓히고 있는 구본준 부회장이 경제인단에 참여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구본무 LG[003550] 회장의 동생으로 그룹 신성장사업 지휘자 역할을 수행하던 구본준 부회장은 작년 12월 그룹 임원인사를 계기로 그룹 사업 전반의 전략보고회와 경영회의체를 이끌고 있다.
삼성그룹은 4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오너가가 경제인단에 참가하지 않는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구속수감된 탓에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명단에 올랐다.
한편,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자격으로 경제인단 참가를 신청했지만, 대기업 부문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이번 경제인단 명단에는 주관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의 박용만 회장만 유일하게 경제단체장 자격으로 참가하게 됐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도 경제단체장이 아니라 '산하' 회장으로 중소기업 대표 명단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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