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무는 시기에 가물어…과일은 당도 높아 그나마 위안
(김천=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수확량이 작년보다 아주 적게 나옵니다. 알도 작고 망가진 게 많아서 그렇지요."
경북 김천시 구성면 상좌원리 서흥련(61·여)씨는 양파 수확이 끝나가는 요즈음 한숨밖에 나오질 않는다고 했다.
이런 상황은 다른 양파 농가도 비슷하다.
23일 김천시 구성면 금평리 한 양파밭에서 만난 농민도 "전체적으로 알이 작아 생산량이 훨씬 줄었다"고 털어놓았다.
막바지 수확이 한창인 이 밭에는 씨알 굵은 양파도 있었지만 작은 양파도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이 농민은 "씨알 작은 양파는 따로 모아서 망에 넣어 분류하는데 작년보다 훨씬 작은 양파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렇게 양파 생산량이 줄어든 이유는 파종할 때 비가 많이 온 데다가 알이 차는 봄에 가뭄이 들어 제대로 크지 않아서다.
강영규 김천 구성농협 전무는 "전체 작황은 가뭄 때문에 많이 안 좋고 수확량이 작년보다 20∼30% 줄었다"며 "김천 양파는 저장용이라서 수확한 뒤 길가에 놓고 좀 말리는데 올해는 양이 적다가 보니 말릴 틈도 없이 중간상인이나 수집업자가 계약해서 다 가져간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김천을 대표하는 작물인 자두도 마찬가지다.
김천에서도 자두 주산지인 구성면에선 수확한 자두 중에서 크기가 작은 것이 작년보다 훨씬 많아졌다.
작년만 해도 70∼80g짜리 자두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절반에 불과한 30∼40g짜리 자두가 상당수다.
충분한 수분이 있어야 자두가 커지지만 4월 이후 이어진 가뭄 때문에 제대로 크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상재 김천자두연합회 사무국장은 "작년이었다면 씨알이 작아서 제대로 팔지도 않던 40g짜리 자두가 절반 정도 된다"며 "자두 알이 작아 전체 수확량이 30%가량 줄었다"고 추정했다.
강영규 구성농협 전무도 "30∼40g짜리 자두는 하품으로 치는데 이런 게 전체 10∼15%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30% 정도로 늘었다"며 "전체적으로 등급이 한두 등급 내려갔고 수확량이 적다"고 말했다.
다만 자두는 크기가 줄어든 반면 햇볕을 많이 받아 당도는 높다고 한다.
한 자두 생산 농민은 "예전 같으면 5㎏짜리 상자에 자두가 70개 정도 들어갔다면 올해는 120∼130개 들어간다"며 "전체 나무에 달린 자두 수는 비슷한데 크기가 줄어 수확량이 적어졌는데 그나마 맛이 좋아 다행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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