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창업으로 수백억원 버는 사례 많이 만들어야 한다"

입력 2017-06-24 07:12  

"이공계 창업으로 수백억원 버는 사례 많이 만들어야 한다"

한정화 전 중기청장 인터뷰…"불공정거래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 잡아야"

"최저임금·근로시간 단축, 단계적 추진 필요"

(제주=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 "새로 만들어질 중소벤처기업부가 무엇보다 고품질 기술 창업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고품질 기술 창업을 위해 이공계 창업으로 수백억원을 버는 사례를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역대 최장수 중소기업청장인 한정화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23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 참석해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중기청이 승격돼 신설되는 중소벤처기업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한 교수는 2013년 3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2년 10개월간 중소기업청장으로 일했다. 역대 청장들 중 가장 긴 재임 기간이다.

그런 만큼 문재인 정부에서 탄생할 중소벤처기업부에 대한 기대도 남달랐다.

그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고품질 기술 창업의 활성화를 꼽았다.

한 교수는 "생계형이 아니라 우수 기술 인력이 과감하게 창업에 뛰어들어 고품질 기술 창업을 많이 하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정부는 기술 창업 기업이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 시장에 진출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창업을 해 끝까지 성공하기는 어려우므로 창업 후 3∼7년 뒤 회사를 팔고서는 회수된 자본으로 다시 투자할 수 있도록 과감한 인수합병(M&A) 활성화 대책이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IT 기업을 창업해 회사를 어느 정도 키운 다음 대형 IT기업에 매각한 뒤 다른 아이디어로 새 사업을 하는 미국의 실리콘밸리 같은 기업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교수는 "이공계 엔지니어가 창업에 성공해 회사 매각을 통해 수백억 원대의 돈을 버는 사례가 나오면 대기업에 들어가려는 이공계 학생들의 생각도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생계형이 아닌 기술형 창업으로 경제가 활성화되고 활발한 창업으로 청년실업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한 교수는 최장 중소기업청장의 경험에서 우러나는 조언도 했다.

그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는 수없이 지적됐지만, 아직도 변함없는 '기울어진 운동장'의 개선을 꼽았다.

역대 정부가 출범 초기에는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를 표방했지만,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가 바뀌지 않았다. 한 전 청장 역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거래, 이른바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으려고 노력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한 교수는 "기울어진 운동장, 불공정 경쟁 구조는 하루아침에 해결되지 않는다"며 "기득권의 저항과 사회 관성을 깨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새 정부에서 임명된 청와대 정책실장과 공정거래위원장에게 기대를 걸었다.

한 교수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불공정 문제에 목소리를 내온 분들이었던 만큼 적극적으로 해결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새로 출범할 중소벤처기업부가 공정거래위원회와 함께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를 바로 잡고 금융위원회와는 중소기업의 금융 불이익 문제를 개선하는 데 협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중소기업계가 반발하고 있는 최저임금 1만원 인상, 근로시간 주당 최장 68→52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는 "중소기업계가 부담되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교수는 "정부가 급하게 하면 상당히 어려워지는 기업이 나타나 역효과가 발생한다"며 "방향은 그렇게 가도 현장과 대화를 해가며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새 정부의 중소기업 중시정책으로 정부 보조금이 늘어날 것이라면서 "보조금 지원 심사 평가를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바꿔 공정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부처 간 협력으로 중복 지원을 없애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중소기업청장 재직 경험 등을 살려 한국 경제가 혁신적인 중소기업 전략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대한민국을 살리는 중소기업의 힘'을 지난달 출간했다.

sungjin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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