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비어 사망 후 첫 반응…가혹행위·고문 의혹은 일축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북한이 장기간 억류했다가 의식불명 상태에서 미국으로 송환한 오토 웜비어를 비롯한 억류자를 국내법과 국제기준에 따라 대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민족화해협의회의 대변인은 23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우리 해당 기관들은 공화국에 죄를 지은 범죄자들을 철저히 국내법과 국제기준에 따라 대우해 주고 있으며 왐비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고 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대변인은 "이에 대해서는 반공화국 적대 행위를 감행한 죄로 응당한 법적 처벌을 받고 교화를 받다가 우리의 인도주의적 조치로 미국에 돌아간 사람들을 통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공식기구가 웜비어의 처우에 대해 언급한 것은 그의 사망 이후 이번이 처음으로, 국제사회가 웜비어 사망에 대해 북한책임론을 지적하며 정확한 사인 설명 등을 요구하는 것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대변인은 "우리가 왐비어를 어떻게 인도주의적으로 대해 주었는지 쥐뿔도 모르는 자들이 가혹 행위니, 고문이니 하는 악설을 짖어대고 있는 것은 우리 공화국의 영상(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상전인 미국에 더 잘 보이려는 친미노복들의 본능적인 추태"라고 비난했다.
이어 "더욱 황당하기 짝이 없는 것은 이번 문제를 구실로 남조선 당국자들이 그 무슨 억류자 송환을 떠들어대고 있는 것"이라며 "형 집행 중에 있는 범죄자들에 대한 송환을 운운하는 것은 우리 공화국 법에 대한 용납할 수 없는 우롱이고 도전"이라고 밝혔다.
또 "괴뢰들이 그렇게도 인도주의에 관심이 있다면 백주에 집단유인 납치해간 12명의 우리 여성공민들과 김련희 여성부터 지체 없이 돌려보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누차 강조했듯이 우리 주민들에 대한 송환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는 북남 간의 일체 인도주의협력사업이 이루어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웜비어의 유족에게 조전을 보내고, 미국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웜비어 사망에 대해 '북한 책임론'을 제기한 사실을 거론하며 '부산을 피우다 못해 망발을 줴쳐(지껄여)댔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앞서 한대성 제네바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억류자 문제에 관해 국내법과 국제기준에 따라 행동한다고 주장하고, 이산가족 상봉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 정부가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일하다가 탈출해 한국에 정착한 북한 여종업원들을 송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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