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선수권 공동선두…46년만에 한국오픈-KPGA선수권 석권 도전
10언더파 코스레코드 타이기록 세운 박은신과 2라운드 공동 선두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지난 1958년 6월과 9월에 차례로 첫 대회를 연 한국프로골프선수권대회(이하 KPGA선수권)와 한국오픈은 올해 60주년을 맞았다.
지난 59년 동안 이 대회를 같은 해 우승한 선수는 단 한 명 한장상뿐이다. 게다가 46년 전인 1971년 일이다.
한국 남자골프에 혜성처럼 등장한 장이근(24)이 46년 만에 KPGA선수권과 한국오픈을 같은 해 석권하는 대기록에 한 걸음 다가섰다.
장이근은 23일 경남 양산 에이원 골프장(파72)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투어(KGT) KPGA선수권 2라운드에서 8언더파 64타를 때려 중간합계 15언더파 129타로 박은신(27)과 함께 공동선두에 올랐다.
전날 65타에 이어 이날도 뜨거운 샷을 날린 장이근은 대기록 달성에 녹색 신호등을 켰다.
아시아프로골프투어에서 뛰던 장이근은 지난 4일 한국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KGT 회원 자격을 획득했다.
장이근은 시원한 장타력에 정교한 아이언샷과 퍼팅 솜씨를 갖춘 데다 밝고 쾌활한 성격에 훤칠한 외모까지 더해 한국 남자골프의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장이근은 그러나 "전혀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기록은 의식하지 않고 그저 최선을 다해 경기할 뿐"이라면서도 "그래도 대회에 나오면 우승이 목표 아니냐"고 말했다.
10번홀(파4)에서 경기를 시작한 장이근은 3퍼트 보기로 시작은 불안했지만 11번홀(파4) 버디로 만회했다.
13번홀부터 16번홀까지 4개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분위기를 탄 장이근은 1번홀(파4) 버디 이후 아이언샷이 흔들렸지만 잘 막아냈고 7∼9번홀에서 3연속 버디로 기분 좋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드라이버 티샷이 어제보다 좋아 편하게 경기를 했다"는 장이근은 "3번홀부터 5번홀까지 위기가 있었지만 잘 넘겼고 먼 거리 퍼트가 몇차례 떨어지면서 경기가 잘 풀려다"고 설명했다.
전방 육군 사단에서 탱크를 몰다 제대한 뒤 눈에 띄게 기량이 늘고 있는 박은신은 이글 1개와 버디 10개, 보기 2개를 묶어 10언더파 62타를 몰아쳤다.
62타는 2015년 대회 3라운드 박효원(30)과 지난해 1라운드 박준섭(25)이 세운 코스레코드와 대회 18홀 최소타 타이기록이다.
정확도를 높이려고 드라이버샷 비거리를 15m가량 줄였다는 박은신은 지난 18일 카이도 골든V1 오픈에 이어 2주 연속 우승 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박은신은 카이도 골든V1 오픈 최종 라운드 18번홀 버디 퍼트를 놓쳐 1타차로 연장전에 나가지 못했다.
박은신은 "점점 우승이 가까워지는 느낌"이라면서 "실패를 통해 배운 게 많다"고 말했다.
14년차 '울산 사나이' 이동하(35)가 5타를 줄여 장이근, 박은신에 1타 뒤진 3위를 달렸다.
올해 출전하는 대회마다 우승 문턱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던 박상현(34)은 보기없이 8언더파 64타를 몰아쳐 공동3위(11언더파 133타)로 뛰어 올랐다.
올해 3차례 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벌이고도 2위, 3위, 5위에 그친 원인을 많은 버디 기회에서 기대보다 버디 퍼트를 집어넣지 못했다는 박상현은 "오늘은 아예 핀을 보고 때렸다"면서 정교한 아이언샷에 기대를 걸었다.
작년 우승자 김준성(26)은 6타 뒤진 9언더파 135타로 반환점을 돌았다.
첫날 9언더파 63타를 쳐 공동 선두에 나섰던 양용은(45)은 버디 3개와 보기 4개로 1타를 잃어 선두에 7타나 벌어져 힘겨운 추격전에 나서게 됐다.
2015년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현역에서 은퇴한 박노석(50)은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5언더파 139타로 컷을 통과하는 기염을 토했다.
박노석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두번째샷을 홀 한 뼘 거리에 떨궈 극적으로 컷 통과를 성사시켰다.
첫날부터 무더기 언더파 스코어가 나온 덕에 KGT 컷 기준 타수 기록이 4년만에 바뀌었다. 이날 컷 기준 타수 139타는 2013년 광주은행오픈에서 수립된 140타보다 1타 줄었다.
조병민(28)은 12번홀(파3·170야드)에서 홀인원의 행운을 잡았다. 조병민은 6천만원 짜리 인피니티 QX60 자동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김진성(28)은 17번홀(파3·199야드), 김봉섭(34)은 4번홀(파3·171야드)에서 홀인원을 했지만 건강검진권에 만족해야 했다.
하루에 홀인원 3개가 쏟아진 것은 KGT에서 처음이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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