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찾은 포크볼 위력…부상 공백 지우고 시즌 4승째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2012년부터 넥센 히어로즈 마운드를 지킨 앤디 밴헤켄(38)이 에이스의 귀환을 선언했다.
밴헤켄은 2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9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8-3 승리를 이끌었다.
9개의 탈삼진은 올 시즌 밴헤켄의 개인 최다 기록이다.
밴헤켄은 2014년 다승(20승), 최다 투구(187이닝) 1위, 2014∼2015년 2년 연속 탈삼진 2위 등의 성적을 내고 KBO리그 최정상의 투수로 군림했다.
지난해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했다가 어려움을 겪고 다시 넥센 유니폼을 입은 밴헤켄은 올해도 넥센의 에이스 역할을 기대받았다.
하지만 밴헤켄이 어깨 통증 등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사이 넥센 마운드에 큰 공백이 생겼다.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10일까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밴헤켄은 지난 11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1군 복귀전을 치렀다.
복귀전에서는 3⅓이닝 3실점(2자책)으로 무너져 불안감을 안겼다.
그러나 17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6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 팀 승리를 이끌고 반등했다.
이날 LG를 상대로 밴헤켄은 더욱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다.
경기 시작과 함께 7명의 타자를 연속으로 삼진 처리한 것이다.
1회 초 이형종·이천웅·박용택, 2회 초 양석환·정성훈·채은성, 3회 초 오지환까지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8번 타자 조윤준에게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준 바람에 아쉽게 기록을 이어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경기 시작 벨과 동시에 7타자 연속 탈삼진은 KBO리그 신기록이다.
1993년 박철순(OB), 2001년 조규제(SK), 2009년 프란시스코 크루세타(삼성)의 경기 개시 후 6타자 연속 탈삼진 타이기록을 밴헤켄이 처음으로 넘어섰다.
이후 밴헤켄은 LG에 2점을 내줬지만, 7회 초 조윤준과 손주인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깔끔하게 7이닝을 소화했다.
밴헤켄의 탈삼진 장면에는 언제나 주 무기 포크볼이 있었다.
밴헤켄의 포크볼에 LG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방망이를 헛돌렸다.
이날 98개의 투구 수 중 직구(시속 136∼143㎞)가 56개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 시속 120∼126㎞ 포크볼(24개)을 많이 던졌다.
체인지업(15개)과 커브(3개)도 섞어 던졌다.
이날 경기는 밴헤켄의 설욕 기회이기도 했다.
밴헤켄은 지난 3월 31일 2017시즌 프로야구 KBO리그 개막전에서 LG를 상대로 선발 등판, 6이닝 2실점(1자책)으로 호투했으나 패배를 안았다.
당시 승리투수가 헨리 소사였다.
약 석 달만의 리턴 매치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소사는 밴헤켄과의 대결에서 6⅔이닝 10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7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이번 승리로 밴헤켄의 시즌 성적은 4승 4패가 됐다.
시작은 불안했지만 밴헤켄은 반환점을 돌기 전 에이스 위용을 되찾아 남은 기간의 기대감을 키웠다.
밴헤켄은 "7타자 연속 탈삼진이라는 좋은 기록을 세워 기쁘지만, 더 좋은 것은 던질 때마다 컨디션이 올라온다는 것"이라면서 "복귀한 이후 선발로 등판할 때마다 컨디션이 오르고 있다"며 더 좋은 활약을 예고했다.
그는 "쉬면서 트레이닝 부문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좋은 몸 상태를 만들어준 트레이닝 파트에 고맙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날 승리로 6위 넥센은 5위 LG를 반 경기 차로 바짝 뒤쫓았다.
밴헤켄은 "오늘 팀이 승리해 기쁘다. 특히 상대 팀 LG가 우리 바로 위에 있는데, 첫 경기를 잡아서 기쁘다"며 에이스의 책임감을 드러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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