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농업장관 "미국 내 축산업계 압력에 따른 것"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미국 정부가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쇠고기 생육 제품의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2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취약한 위생검역에 따른 제품 안정성 문제를 들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미국 농무부는 브라질 당국으로부터 만족할 만한 대책이 나올 때까지 수입 중단 조치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블라이루 마기 브라질 농업장관은 미국 정부의 수입 중단 결정이 축산업계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며 유감을 표시하면서 "브라질 정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지난 3월 브라질에서 '부패고기' 불법유통 사건이 터진 이후 브라질산 쇠고기 제품에 대한 검역을 강화했으며, 전체 수입 물량 가운데 11%의 수입을 금지했다.
앞서 유럽연합(EU)도 브라질산 육류 수입중단 가능성을 시사하며 검역체계에 대한 신뢰 회복 노력을 주문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마기 장관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브라질 당국이 '부패고기' 불법유통 파문 이후 품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U는 전 세계에서 브라질산 육류를 가장 많이 수입한다. 지난해 수입액은 17억5천990만 달러(약 1조9천770억 원)였다.
'부패고기' 파문 이후 EU는 브라질산 육류 가운데 특정 업체의 제품에 대해서만 수입을 중단했다.
브라질 연방경찰은 지난 3월 30여 개 육가공업체의 공장과 관련 시설 190여 곳에 대한 기습 단속을 벌여 유통기한이 지난 고기를 시중에 판매해온 사실을 적발했다.
적발된 업체 가운데는 세계 최대 규모의 쇠고기 수출회사 JBS와 닭고기 수출회사 BRF도 포함됐다.
이 업체들은 부패한 고기의 냄새를 없애려고 사용 금지된 화학물질을 사용하고 유통기한을 위조하는 등 위생규정을 어겼다. 일부 제품은 각급 학교의 급식용으로 사용됐고 상당량이 외국으로 수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농업부는 부패고기 불법유통 의혹을 받는 업체 21곳에 대해 수출허가를 취소했다. 실제로 이들 21개 업체에서 생산된 제품 가운데 302개 샘플을 조사한 결과 2개 업체의 샘플 8개에서 박테리아가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fidelis21c@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