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하비어 베세라 법무장관이 텍사스, 앨라배마, 사우스다코타, 켄터키 등 4개 주(州)로의 공무원 여행을 금지하는 조처를 취했다고 미국 언론이 23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들 4개 주가 성(性) 소수자인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에 대한 차별적 법령을 발효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 출신인 베세라 장관은 "캘리포니아 납세자들의 돈이 차별을 일삼는 주에 여행 가는 데 쓰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이번 조처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캘리포니아 주 공무원들은 주 예산의 지원을 받아 떠나는 콘퍼런스, 세미나, 보상여행 등을 위해 출장을 떠날 때 텍사스 등 4개 주를 선택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이미 출장 등과 관련된 계약이 체결돼 있거나 긴급한 필요가 있는 출장이나 공무 여행은 제한을 받지 않는다.
베세라 장관은 이번 조처가 텍사스와 앨라배마 주 등이 최근 성 소수자를 차별하는 입법을 잇달아 진행시킨 데 대한 대응책의 하나라고 밝혔다.
당장 캘리포니아 소재 프레즈노주립대학 풋볼팀이 이번 가을 앨라배마 주 투스칼루사에서 앨라배마대학과 풋볼 경기를 펼치기로 돼 있는데, 이 같은 원정 경기도 여행금지령의 대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지난해 노스캐롤라이나, 캔자스, 미시시피, 테네시로의 불필요한 공무 여행을 금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 지사의 존 위트먼 대변인은 "캘리포니아가 주 공무원들의 텍사스 여행을 금하도록 명령할 순 있겠지만, 납세와 재정 규제 등을 피해 텍사스로 이전해오는 모든 기업체의 사업 활동을 멈추게 할 순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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