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트럼프, 대북정책 견해차 좁히고 친분쌓아야"

입력 2017-06-25 06:20   수정 2017-06-25 16:27

"文대통령·트럼프, 대북정책 견해차 좁히고 친분쌓아야"

美전문가들 "北해법, 한국 역할은 미국과 함께할 때 가장 효과적"

사드문제, '뜨거운 감자'될 듯…한미 FTA 논의 가능성도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25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의 최대 현안인 북한 문제를 두고 한미 정상의 비슷하면서도 다른 해법과 접근법에 주목했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최대의 압박과 관여' 속에서 제재에 방점을 찍는 반면 문 대통령은 대화의 문을 닫아선 안된다는 쪽에 무게중심이 있어 어떻게 접점을 찾을지가 이번 회담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미정상, 대북정책 견해차 좁히고 친분 쌓아야

미 해군연구소의 켄 가우스 박사는 "한미 관계가 서로 다른 한반도 정책을 가진 두 신임 대통령으로 인해 변곡점에 서 있다"고 진단했고,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이번 회담이 양국 관계를 정의하는 중요한 자리"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면서도 한미 정상이 북핵 위협 앞에서 갈등을 연출하는 것은 절대로 현명하지 않다고 했다.

앨런 롬버그 스팀슨센터 석좌연구원은 "견해차를 좁히고 공동의 책임을 논하는 중요한 시간"이라고 했고, 가우스 박사는 "양국이 동맹 관계를 유지하려면 어느 부분에 집중해야 할지 머리를 맞대는 자리가 돼야 하다"고 강조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북한 문제에서 서로 동의할 해법을 찾는 노력과 더불어 한미동맹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롬버그 석좌연구원도 "두 정상이 서로 견해를 존중하며 건설적인 방향으로 차이를 극복해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이 개인적 친분을 쌓는 일도 정상회담 의제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가우스 박사는 "개인적인 유대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며 "서로 신뢰를 얻게 된다면 차이를 극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문 대통령이 유대·신뢰를 바탕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다면 '북핵 대응 2단계 접근법'이 진전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롬버그 석좌연구원은 "두 정상이 개인적인 친분을 만들어야 양국이 좋은 시기나 나쁜 시기를 더욱 부드럽게 헤쳐나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 북한문제에 한국 역할은 미국과 함께할 때 '효과적'

미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해선 '제재가 먼저냐, 대화가 먼저냐'보다는 확실한 한미공조가 가장 중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가우스 박사는 북한 비핵화는 수단이 아닌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맥락에서 제재와 대화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닌 만큼 한미 양국이 두 가지 수단 모두를 포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제재가 효과를 보려면 한국이 미국의 제재 전략을 지지해야 하고, 대화가 통하려면 미국이 한국의 대화 노력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우스 박사는 미국이 북한에 제재를 가하고 서울은 그 제재를 완화하는 조건으로 대화를 제시하는 '좋은 경찰, 나쁜 경찰'(good cop, bad cop) 전략도 가능하다고 제시했다. 그는 "이 방법은 북한 비핵화에 성공하는 과정의 시작"이라며 "김정은이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면 제재가 완화되고 굉장한 경제적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 문제 해결에 한국이 주도적으로 나서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가우스 박사도 "평양은 워싱턴이 대화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 대화를 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북미 담판으로 해결하려는 입장이지, 한국과 그걸 담판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따라서 "한국이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되, 미국과 긴밀히 상의해서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롬버그 연구원은 조언했다. 그는 "북핵 문제에 있어 중국과 일본, 러시아도 중요하지만, 한국의 역할은 미국과 함께 했을 때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롬버그 연구원은 "미국도 자신들이 무책임하게 행동했을 때 나타날 결과들에만 집중하지 말고, 6자회담 파트너인 한국의 견해와 이익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북핵 해법으로, 매닝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의 비핵화 공약을 이행토록 하는 것이 대화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행동을 멈추는 것에 대가를 주는 것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면서,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한다면 한미 군사훈련을 축소한다"는 한국 내 일각의 주장에 대해 경계했다.






◇ 사드문제 '뜨거운 감자' 될듯…한미 FTA도 논의 가능성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문제는 이번 회담의 '뜨거운 감자'로 손꼽힌다.

공식적으로든 비공식적으로든 두 정상의 입길에 오른다면 이견이 표출될 수 있어서다.

롬버그 석좌연구원은 우선 한국 새 정부의 사드 환경영향평가 방침을 거론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그들의 법과 제도를 최우선으로 두는 것은 당연하지만, 환경영향평가를 내세우는 문 대통령의 행보는 대부분의 미국인에게 사드 배치를 미루기 위한 변명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가능한 한 순조롭고 빠르게 전진하도록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히 접촉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매닝 선임연구원도 "중국이 사드 배치를 거부하라고 압박하고 있어 문 대통령이 곤란한 입장인 것은 알지만, 한국은 북한에 대적하기 위해 미사일 방어 기능이 필요하다"며 "시간은 벌 수 있겠지만 문 대통령은 결국 결정을 내려야 하고, 이 시점에도 북한은 미사일 능력을 계속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는 달리 가우스 박사는 "사드 배치를 늦춤으로써 중국이 북한 문제에 다시 관여하게 하는 토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만약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확신을 줘서 사드 배치를 보류하거나 일시 중단시킨다면 북한 문제를 풀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서도 논의가 오갈 수 있으나, 그 비중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가우스 박사는 "이번 회담에선 양국이 북핵 문제에 대한 해법에 이르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서 한미FTA 논의 가능성을 낮게 봤다.

롬버그 석좌연구원은 "성숙한 한미 관계로 봤을 때 안보와 경제가 서로 영향받을 이유가 없다고 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FTA 재협상을 계속 주장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매닝 선임연구원은 "무역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시선에서 보자면 한미FTA는 앞으로 업데이트 또는 재검토될 것이 분명하다"며 "그러나 미국의 이익 측면에서 한미FTA의 주된 문제는 변화보다는 더 잘 시행하는 것에 있다"고 분석했다. (취재보조 : 유현지 코디네이터)

k02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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