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김 여사·'조용한' 멜라니아 여사…성향은 대조적
靑 관계자 "김 여사의 친화력으로 좋은 관계 만들 것"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한미 정상회담 못지않게 두 정상의 부인이 펼칠 '내조 외교'에도 관심이 쏠린다.
역대 대통령의 취임 후 첫 방미 때면 양국 동맹의 무게감에 걸맞게 '퍼스트레이디'의 내조 외교도 주목받았다.
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만 보면 거의 정반대에 가까운 캐릭터를 갖고 있다.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한 김 여사는 졸업 후 서울시립합창단에서 활동했지만, 변호사 일을 시작한 문 대통령을 따라 부산으로 내려간 뒤 내조에 충실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슬로베니아(구 유고슬라비아)에서 태어나 디자인과 건축을 공부하고 밀라노와 파리, 뉴욕에서 모델 활동을 하다가 2005년 트럼프 대통령의 셋째 부인이 됐다.
대중에 드러나는 이미지도 극과 극이다.
'유쾌한 정숙씨'라고 불릴 정도로 김 여사의 성격이 활발한 반면, 멜라니아 여사는 '은둔의 퍼스트레이디'라고 불리며 한때 좀처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두 사람의 '내조 외교'가 잘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는 시각도 있지만, 청와대는 긍정적인 관측을 내놨다.
청와대 관계자는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여사의 친화력으로 첫 만남에서도 어색함 없이 멜라니아 여사와의 '내조 외교'를 성공적으로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때부터 특유의 친화력과 외향적인 성격으로 다소 무뚝뚝한 문 대통령을 보완했던 김 여사가 이번에도 공식 만찬과 별도의 환담 자리에서 '퍼스트레이디'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은둔형'에 가까웠던 멜라니아 여사가 최근 공개적인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도 낙관적인 신호로 보인다.
멜라니아 여사는 두 달 전 미·중 정상회담 때 공식 만찬 장소에 도착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를 직접 마중하는 등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다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김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가 어떤 패션을 선보일지도 관심사다.
미·중 정상회담 때 멜라니아 여사는 상대를 배려해 중국을 상징하는 붉은 원피스를 입어 눈길을 끌었다.
김 여사도 외교부 등 주변의 조언을 경청하면서 정상회담 때 어떤 옷을 입을지 등을 신중히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하는 일정과 별도로 김 여사는 현지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스킨십 행보'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례에 비춰봤을 때 교포들을 격려하는 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물론 교육·복지 시설 등을 둘러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는 2008년 4월 첫 방미 당시 워싱턴 DC의 저소득층 아동 보육시설과 국립 여성예술박물관을 찾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는 2003년 5월 미국을 방문해 뉴욕의 한글학교 교사들과 간담회를 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는 1998년 6월 뉴욕의 시각장애인 교육기관에 들러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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