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미국 불교·광야와 도시

입력 2017-06-25 07:00  

[신간] 미국 불교·광야와 도시

불교의 종교학적 이해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 미국 불교 = 미국 뉴욕 해밀톤대학 종교학부 교수인 리처드 휴지스 시거가 다종교 사회인 미국에서 활발하게 전개되는 불교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저자는 미국 불교의 출발점인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흥미로운 사례를 소개한다.

예를 들어 남캘리포니아의 한 선(禪) 센터 수련생들은 에너지를 발산하기 위해 체력단련실을 만들고 싶었지만, 선생들은 헬스기구가 명상에 적합하지 않다며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얼마 뒤 젊은 한국 승려들이 이 선 센터를 방문해 매일 힘든 절 수행을 하자, 이 방법은 그 센터의 수행일과에 편입된다.

옮긴이 장은화 씨는 "전 세계 거의 모든 불교 전통이 한자리에 모인 미국사회에서 불교는 탈전통, 탈종교, 사회참여, 일상생활의 수행으로 정착돼가고 있다"며 "이런 경향을 한국 불교가 열린 마음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운주사. 590쪽. 3만원.





▲ 광야와 도시 = 이화여대 건축학과 교수 1호인 저자 임석재가 성경에 나오는 광야와 도시를 기독교 미술로 분석했다.

1480년대 니콜라스 스피어링의 그림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단순히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색다른 해석을 시도한다.

"배경 장면인 광야를 기준으로 다시 보자. 전체적인 색감은 언뜻 밝고 건강해보인다. 그러나 그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자못 처절하다. 예수는 십자가에 매달려 고통에 겨워하며 죽음을 앞두고 있다. 죄의 사건을 대입해 보니 밝은 자연 배경이 건강한 것이 아니고 거꾸로 처연해 보인다. 이 푸른색은 건강한 밝은색이 아니고 파르르 떠는 추운 색이 된다. 사건과 배경을 합해 보면 그림의 내용은 인간의 '죄'를 강조한 것이 된다."

16세기 초 그리벤가(家) 기념비 '그리스도에 대한 애도'에서는 도시가 명확하게 묘사된다.

"이 그림에서 배경 공간의 중심은 예루살렘이라는 도시다. 회갈색 한 가지 색으로 처리해 생명이 죽은 스산한 분위기다. 사람이 살 것 같지 않은 모습으로 그렸다. 생명이 하나도 없는 공포 영화의 세트장 같다. 예수가 처형당하는 순간에 예루살렘은 강력한 죄로 뒤덮인 광야와 다름없어진 것이다."

태학사. 266쪽. 2만5천원.







▲ 불교의 종교학적 이해 = 최종석 지음. 금강학술총서 서른 두번째 책으로 불교를 종교학적 관점으로 분석했다.

저자는 근엄하고 보수적인 이미지가 덧칠된 종교의 껍질을 들춰내고 붓다와 예수의 미소를 복원하는 데 공을 들인다.

예수의 웃음이 '자기 비움'에서 오는 무화(無化)의 웃음, 해방과 사랑의 웃음이라면 붓다의 웃음은 무아(無我)의 해탈과 자비의 대자유를 보여주는 웃음이라고 해석한다.

특히 붓다는 웃을 수 있을 때 웃지 않는 사람을 '사특하다'라고 할 정도로 웃음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데, 이런 붓다의 미소가 종교학적 해석보다 미학적 연구에만 한정됐던 점을 뛰어넘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민족사. 456쪽. 2만8천원.

cla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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