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복지시설·조치원 정수장장터·세종 로컬푸드매장 방문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말인 24일 청주시 아동복지시설과 조치원 정수장장터, 세종 로컬푸드 직매장을 잇달아 방문하는 등 민생·소통 행보를 이어갔다.
보육원 아동과는 오목을 두고, 장터에서는 주민과 막걸리를 나눠마시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이 총리는 먼저 이날 오전 이시종 충북도지사,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과 함께 청주시의 아동복지시설인 혜능보육원을 방문했다.
보육원 측은 이 총리가 애로를 묻자 "장애인·노인 지원은 중앙정부 사업이지만 아동복지 부문 지원은 지방사업이다 보니 지자체 재정 상황에 따라 지원 수준 격차가 크다"고 말했다.
이에 이 총리는 "가난한 지방일수록 스스로 조달할 수 있는 돈의 한계가 있다. 또 그런 곳일수록 노인, 장애인 비율이 높다. 그러다 보니까 쓸 돈은 적고, 써야 할 곳은 더 많고 결과적으로 격차가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업무로 환원한다는 것이 단기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교부세 차등지원처럼 어려운 지역은 조금 더 많이 돕는 방법으로 격차를 완화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연구하기 나름"이라고 답했다.
이 총리는 시설을 돌아보며 "예전보다 더 풍요로워지고 아이들을 훨씬 덜 낳음에도 아이를 버리는 부모가 늘어났다"며 "이기심 때문에 또는 어떤 핑계 때문에 그러는데 인간성에 대한 배반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고아라면 부모가 돌아가신 경우를 고아라 그랬다. 지금은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들을 고아라 부른다"며 "이건 아이들의 책임이 아니라 나를 포함한 어른들이 정말 반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는 해체가정 출신인 미국 빌 클린턴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 소년가장 출신인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예를 들며 용기를 북돋웠다.
이 총리는 아이들을 하나씩 안아주고, 오목대결을 하고, 이 보육원의 자랑인 오케스트라 연주를 감상했다.
이 총리는 "아주 어린 아이부터 대학생까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게 아이들에게 굉장히 좋을 것 같다"며 "(보육)프로그램이 굉장히 다양하고 짜임새가 있다"고 칭찬했다.
1952년 설립된 혜능보육원은 복지부와 사회복지협의회가 주관하는 아동복지시설평가에서 6회 연속 최우수 점수를 받은 곳으로, 미취학 아동부터 대학생까지 61명이 생활하고 있다.
이 총리는 오후에는 세종시 조치원읍의 '정수장장터'와 주거환경개선사업현장, 세종시 도담동의 로컬푸드 직매장 '싱싱장터'를 방문했다.
조치원 정수장은 2015년 폐쇄됐다가 문화재생사업을 통해 리모델링되고 있다. 이날 이곳에서는 전시회와 함께 먹거리 장터가 열렸다.
이 총리는 주민들과 함께 막걸리를 나눠 마시고, 예술작품을 구경했다. 이 총리는 평소 막걸리를 소통의 매개체로 이용하는 '막걸리 매니아'이다.
이 총리는 조치원 주민들이 세종신도시로 유출된다는 우려에 대해 "조치원에서 불과 10㎞밖에 젊은 소비자들, 구매력 있는 소비자들이 잔뜩 몰려오고 있다"며 "세종시에 20만 명, 앞으로 50만 명이 살 날도 오겠지만, 그분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공급하는 조치원이 된다면 성공한다. 길게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세종시 도담동의 로컬푸드 직매장 싱싱장터로 옮겨 파전을 시식하고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다.
싱싱장터는 농업인이 농협매장을 통해 자신이 생산한 농산물을 직접 포장하고 가격을 결정해 직거래하는 곳이다.
이 총리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이다. 그날 새벽에 딴 것을 그날 저녁 식탁에 올리는 게 영양이나 신선도, 안전도 모든 면에서 최고인데, 세종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며 "세종은 공무원들이 주변에 연고가 없어서 로컬푸드 직매장이 자립할 수 있는 절호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수산물 유통의 새로운 모델을 세종이 만들어 주시고, 이게 전국적으로 퍼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가 조치원과 세종시 도담동을 돌아보는 데는 이춘희 세종시장, 고준일 세종시의회의장, 박영수 조치원발전위원회 위원장 등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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