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조 바이든(74) 전 미국 부통령과 미국 헤지펀드 업계의 '큰 손'인 빌 애크먼(51)이 최근 사석에서 언쟁을 벌였다고 폭스 비즈니스와 뉴욕포스트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크먼이 지난 2015년 뇌종양으로 숨진 바이든 전 부통령의 장남 이야기를 물고늘어지며 그의 2020년 대선 출마 행보를 비판한 게 발단이었다.
두 사람은 지난달 미국 월스트리트 금융인들이 다수 참석하는 '스카이브리지 얼터너티브 컨퍼런스'에 다른 유명인들과 함께 나란히 연사로 참석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연설에서 지난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대선후보의 패배를 언급하며 "나는 결코 그녀가 훌륭한 후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나 자신이 훌륭한 후보라고 생각했다"고 말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진 식사 테이블에서도 정치 얘기가 계속됐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지난해 공화당 대선 경선후보였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작년에 왜 출마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장남 보 바이든의 죽음이 불출마 결정에 부분적으로 영향을 줬다면서 "미안하다. 내가 그동안 충분히 말했다"고 입을 닫았다.
분위기는 일순 숙연해졌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애크먼의 발언이 돌출한 것은 그 순간이었다. 애크먼은 "왜 그런가? 그 전에는 그런 일 있어도 중단하지 않았잖느냐"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바이든이 상원에 진출한 1972년 교통사고로 아내와 어린 딸을 잃은 뒤 정치를 단념하려 했으나 주변의 만류로 정치활동을 계속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바이든은 최근 '미국의 가능성'이라는 선거 외곽조직을 발족해 2020년 대선 출마를 내다보고 있다는 관측도 낳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옆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저 녀석 누구냐"고 먼저 물었고, 이어 애크먼을 정면으로 응시하더니 "건방진 당신이 누구인지 나는 모르겠는데, 세상을 떠난 내 아들에 대한 기억을 더럽히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애크먼이 분위기 수습을 위해 사과하는 말을 하려는 순간 바이든 전 부통령은 "입 닥쳐(Just shut the hell up)"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이날 행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이자 헤지펀드 투자자 출신인 앤서니 스카라무치가 사회를 봤다.
스카라무치는 식사 중의 대화는 사적인 대화인 만큼 그 내용을 철저히 비보도로 해줄 것을 주최 측에 요청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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