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명 투입돼 필사의 구조작업…"2차 산사태 우려"
일가족 3명, 아이 울음소리에 깼다가 화 모면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24일 새벽 중국 남서부 쓰촨(四川)성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희생된 15명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전날 오전 6시께 쓰촨성 아바(阿패<土+覇>) 티베트족·장(羌)족 자치주의 마오(茂)현 뎨시(疊溪)진 신모(新磨)촌에서 산사태로 흙더미가 쓸려 내려오면서 주말 이른 시간 잠에 취해있던 산골 마을을 덮쳤다.
산사태로 62가구의 주택이 매몰돼 모두 120여 명이 실종됐으며, 수색 작업을 통해 흙더미 속에서 3명을 구조하고 15구의 시신을 확인했다.
현지 정부는 1급 특대형 재난경보를 발령하고 중장비를 갖춘 수색구조팀과 경량 구조팀, 소방, 의료인력 등 3천여 명을 투입해 수색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생명 탐지장비와 탐지견 등을 동원한 밤샘 수색 작업에도 불구하고 추가 생존자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현지 정부는 아직 실종 상태인 118명의 명단을 정부 웹사이트에 공개하기로 했다.
신모촌을 찾았던 관광객 중 매몰된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으나, 23일 마을에 들어왔던 관광객 142명은 모두 연락이 닿은 것으로 전해졌다.
산사태가 발생한 지 5시간 만에 구조된 일가족 3명은 마오현 인민병원으로 이송됐다. 생명에 지장을 줄 만한 중상을 입지는 않았지만, 일가족 중 3살짜리 아이는 아직 매몰된 상태이다.
이들은 새벽 5시 30분 무렵 낳은 지 한 달 된 아이 울음소리에 잠을 깼다가 산사태를 피할 수 있었다.
아버지 챠오 씨는 "아이 기저귀를 갈아준 후 밖에서 커다란 소리가 들리고 갑작스레 정전됐다"며 "불길할 예감이 들어 문으로 달려갔으나, 문은 이미 진흙과 돌로 막혀있었다"고 전했다.
그와 아내는 타박상만을 입었으며, 아이는 흙탕물을 들이마셔 폐렴 치료를 받고 있다.
신모촌 사람들은 이전 거주지가 산사태에 취약하다는 우려에 따라 1976년 현 거주지로 이주해 두 구역으로 나눠 살고 있었다. 산사태가 발생한 구역이 아닌, 다른 구역에 사는 110명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전날 밤 인근 학교로 대비했으나, 비가 더 내리면 2차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전날 발생한 산사태로 2㎞의 수로가 토사에 가로막히고 1천600m의 도로가 유실상태이다. 흘러내린 흙더미의 양만 1천800만㎥에 달하며, 산사태의 최대 낙차도 1천600m에 이르렀다.
전날 산사태는 지난 21일 이후 중국 대부분 지역이 증수기(增水期)에 접어들면서 내린 많은 비로 지반이 약화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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