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경쟁으로 주전급 백업 성장…스크럭스·맨쉽도 곧 합류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6월은 버티기 열심히 해야지."
김경문 NC 다이노스 감독은 6월을 '버티는 달'로 보고 있다.
나성범, 재비어 스크럭스, 제프 맨쉽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나성범이 지난 21일 손목 부상을 털고 돌아왔지만, 같은 날 박석민이 허리 통증으로 빠져 공백이 채워지지 않았다.
하지만 NC 타선은 흐트러지지 않았다.
모창민, 권희동, 박민우, 김성욱이 중심타선을 보완해주고, 이상호, 김준완, 지석훈 등 '슈퍼백업'들이 응집력을 높여줬다. 이종욱, 손시헌 등 베테랑은 결정적인 순간 타점을 내며 버팀목이 돼 준다.
확실한 승리 카드인 맨쉽의 빈자리는 불펜투수들이 막아냈다.
원종현, 김진성, 임정호, 임창민과 이민호는 자신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 아닐 때도 마운드에 올라 타자들을 상대했다.
마무리 투수인 임창민이 세이브 상황이 아닐 때 등판하거나, 좌타자 스페셜리스트인 임정호가 우타자를 연속으로 상대하는 일이 눈에 띄었다. 선발투수로 시즌을 시작한 최금강도 중간투수로 등판하는 일을 마다치 않는다.
김 감독은 "이달 말까지, 올스타전(7월 15일) 전까지는 희생이 있을 것"이라며 "6월은 약속하고 팀을 운영하지 않을 것이다. 팀 상황에 맞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NC는 위기에서 빛났다.
이달 1∼25일 22경기에서 16승 6패로 7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했다.
23∼25일에는 1위 팀 KIA 타이거즈에 3연전 싹쓸이 승리를 거두면서 공동 1위에 등극했다.
이렇게 성공적인 버티기는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김 감독은 "잘 준비한 덕분"이라고 말한다.
NC는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지석훈 등 베테랑을 대거 제외한 53명의 젊은 선수를 데리고 미국에서 스프링캠프를 했다.
베테랑 선수들은 뒤늦게 2군인 고양 다이노스 선수들과 함께 미국으로 스프링캠프를 떠났다. 선수 21명 규모였다.
김 감독은 "주전이라고 안심하면 강팀이 아니다"라며 과감한 결단으로 팀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길을 택했다. 또 집중적인 훈련으로 어린 선수들이 빠르게 성장하도록 했다.
경쟁과 육성은 NC가 6월 독하게 버틴 근원이 됐다.
모창민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잘하는 비결에 대해 "모든 선수가 뒤에서 잘 준비하고 있다가 부상선수가 나왔을 때 자기 몫을 해주고 있다"며 "잘 준비하고, 서로 경쟁한다. 항상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감독도 "보이지 않는 경쟁이 필요하다"며 "적당한 긴장은 선수 자신에게 좋다. 주전이라고 안심하면 강팀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버티기만 한 게 아니다.
시즌 초반 NC의 취약점으로 꼽히던 토종 선발진이 6월 들어 부쩍 성장했다.
기복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구창모, 장현식, 이형범이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고, 이재학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7월 '복귀 효과'도 기다려진다.
나성범은 복귀 후 타율 0.600에 만루홈런 포함 3홈런으로 동료들에게 버티며 기다린 보람을 안겨주고 있다.
나성범의 활약에 스크럭스, 맨쉽, 박석민의 복귀 효과 기대감이 더욱 커진다.
위기 속에서 성장한 NC의 전력 질주는 7월 이후 시작할 전망이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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