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우윤근 국회사무총장은 26일 "소통정치를 위해서는 비대한 권력을 나누고 쪼개는 방식으로 권력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며 "제왕적 대통령제를 제도적으로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사무총장은 이날 한국법제연구원이 쉐라톤 서울 팔래스 강남호텔에서 개최한 제26회 입법정책포럼에서 '한국정치가 나아가야 할 길'이란 제목으로 이같이 발표했다.
우 사무총장은 "87년 헌법은 구조적 측면에서 권력과 인적·물적 자원의 분배를 승자 쪽으로 심하게 치우치게 하고, 이러한 승자독식 구조는 우리 정치를 끝없는 정쟁으로 이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구조적 원인으로 국회 역시 입법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보다는 제왕적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베이스캠프가 돼 여당은 정권의 방패막이 역할, 야당은 여당에 맞서 날 선 투쟁을 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우 사무총장은 한국정치가 권력정치에서 소통정치로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거듭해서 말했다.
그는 "한국정치의 소통 부재로 여당은 대통령의 대변인·거수기 역할을 하고 야당은 대안제시 없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 여야 간 합리적 토론문화가 상실됐다"며 "소통부재의 구조적 원인은 제왕적 대통령제"라고 꼬집었다.
우 사무총장은 "대한민국은 OECD 35개국 가운데 터키 다음으로 갈등이 가장 많은 나라이고, 갈등이 많은 나라일수록 다수결 민주주의가 아니라 협의민주주의가 필요하다"며 "소통과 협치의 권력구조 및 실질적 민주주의 구현이 가능한 형태로 정치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사무총장은 개헌의 방향으로 기본권 강화, 권력구조개편, 지방분권, 선거제도 개편 등 네 가지를 말했다.
개헌을 통해 시대 상황에 맞게 기본권 규정을 보완하고, 승자독식을 막고 소통·협치 가능한 상생구조로 정치개혁, 지역균형 발전 및 실질적 지방자치제도 보장, 선거제도의 대표성 보완을 통한 실질 민주주의 구현을 이루자는 것이 우 사무총장의 핵심 메시지였다.
한편, 한국법제연구원은 입법정책포럼에 다양한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새로운 입법과제 발굴과 입법성과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그동안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성낙인 서울대학교 총장, 허영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등이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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