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도 산불 '몸살'…세계유산 도냐나국립공원 피해 우려

입력 2017-06-2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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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도 산불 '몸살'…세계유산 도냐나국립공원 피해 우려

1천800여명 대피·인명피해는 신고 안 돼




(마드리드 AP·AFP) 스페인 남부에서 24일(현지시간) 밤 발생한 산불이 확산하면서 세계자연유산인 도냐나국립공원이 위협받는 등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산불은 지난 24일 밤 스페인 남부 해안 지역에서 시작돼 이튿날 오전 안달루시아 남부 모게르 지역 도냐나국립공원까지 확산했다.

이에 캠핑장에 있던 사람들과 인근 지역 주민 등 1천850여 명이 대피하고, 인근 도로가 폐쇄됐다. 현지 당국은 아직 이번 화재로 인한 인명 피해 신고나 위험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불길이 도냐나국립공원까지 번지면서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도냐나국립공원은 스페인에서 가장 중요한 자연보호구역 가운데 하나로, 1994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다.

10만7천 헥타르(약 1천70㎢), 서울 면적의 2배에 가까운 지역에 걸쳐 습지와 사구, 삼림지대 등 다양한 지질과 지형이 나타나며, 멸종위기종을 비롯한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해 생물 다양성의 보고로 유명하다.

지구촌에 남은 이베리아 스라소니 400마리 가운데 5분의 1이 이곳에 서식하며, 역시 멸종위기종인 흰죽지수리도 둥지를 틀고 있다.

550명의 소방관과 군인, 경찰이 23대의 헬기와 항공기를 동원해 화재 진압에 나섰지만, 섭씨 39도에 이르는 폭염과 건조한 날씨, 바람 탓에 진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불길은 이날 오전까지도 잡히지 않았다.

최근 스페인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도냐나국립공원이 걸쳐 있는 안달루시아 우엘바 지역을 포함한 여러 지역이 화재 최대 위험 지역으로 분류됐다.

현지 환경 당국 관계자는 "불이 자연보호구역 경계로 들어왔다"면서 "해당 지역 화재 진압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냐나국립공원에서 활동하는 조류학자 카를로스 몰리나는 "우리는 이번 화재의 영향이 엄청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면서 "도냐나는 유럽에서 새들에 가장 중요한 지역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아직 이번 화재의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현지 당국은 인재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은 2015년 스페인에서 잇따라 발생한 산불 가운데 일부는 방화에 의한 것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포르투갈에서는 스페인과 같은 폭염과 건조한 날씨 속에 지난 19일 대규모 산불이 발생해 64명이 숨졌다.

k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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