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1형(소아) 당뇨병 환자의 거의 절반은 잔존 인슐린(residual insulin)이 분비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형 당뇨병은 인슐린 생산이 부족하거나 세포가 인슐린을 활용하는 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는 2형(성인) 당뇨병과는 달리 면역체계가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의 베타세포를 공격, 인슐린이 거의 또는 아예 생산되지 않아 발생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이다.
스웨덴 웁살라(Uppsala)대학의 다니엘 에페스 세포생물학 교수 연구팀이 1형 당뇨병이 발생한 지 최소한 10년이 지난 환자 113명(18세 이상)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밀검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24일 보도했다.
초고감도(ultra-sensitive) 효소면역측정법(ELISA: 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으로 인슐린 생산 표지인 C-펩타이드가 혈액 속에 순환하는지를 분석한 결과 41%가 C-펩타이드 양성(C-peptide-positive)으로 나타났다고 에페스 교수는 밝혔다.
C-펩타이드는 인슐린과 함께 방출되는 단백질이다. 그러나 소아 당뇨 환자가 매일 주사로 투여하는 인슐린에는 이 단백질이 없다.
따라서 이 단백질이 혈액에서 발견됐다는 것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에페스 교수는 설명했다.
혈액검사에서 C-펩타이드 양성이 나온 환자들은 이와 함께 면역세포가 분비하는 단백질로 세포 간 신호 전달에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인터류킨-35(IL-35)의 혈중 수치가 C-펩타이드 음성 환자들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류킨-35는 전에 쥐 실험을 통해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에 대한 면역체계의 공격을 차단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소아 당뇨 환자에게서 이 면역 단백질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는 것은 쥐 실험에서 밝혀진 효과가 사람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 단백질 수치를 높여주는 것이 소아 당뇨의 진행을 늦추거나 정지시킬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에페스 교수는 지적했다.
다만 인터류킨-35 수치가 발병 때부터 높았던 것인지 아니면 수년에 걸쳐 병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높아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처음 1형 당뇨병 진단을 받은 사람들은 대체로 인터류킨-35의 혈중 수치가 건강한 사람에 비해 낮게 나타난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당뇨병학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가 발행하는 학술지 '당뇨병 치료'(Diabetes Care)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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