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유류피해 극복 10주년 행사에 맞춰 일반에 공개
(홍성=연합뉴스) 한종구 기자 = 2007년 12월 7일 오전 7시 6분.
충남 태안군 만리포 해수욕장 앞바다에서 삼성중공업 해상 크레인이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유조선에 실린 원유 1만2547㎘가 바다로 유출됐고, 아름답던 서해는 죽음의 바다로 변했다.
국내 최악의 유류 오염사고로 기록된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다.
사고가 나자 전국 각지에서 자원봉사자 123만명이 현장을 찾아 밀려온 기름을 퍼냈다.
어린아이까지 고사리손으로 바위틈에 낀 기름을 닦는 모습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줬다.
기름 유출 사고 발생부터 복구까지 '서해안의 기적'을 고스란히 담은 유류피해 극복기념관이 사고 발생 10년 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26일 충남도에 따르면 태안군 소원면 만리포해수욕장 인근 1만761㎡의 터에 자리 잡은 유류피해 극복기념관은 현재 건축 공사를 모두 마치고 내부 전시물 보완 작업이 한창이다.
지하 1층·지상 2층, 건물면적 2천624㎡ 규모로 건립된 이 기념관은 사고를 극복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123만 자원봉사자의 정신과 헌신, 유류피해 극복과정, 해양재난 및 해양생태교육 등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 점이 특징이다.
1층은 전시실과 수장고로, 2층에는 멀티룸과 다목적 학습실로 조성했다.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등의 사료를 모아 만든 상징 조형물을 설치해 태안을 다시 방문한 자원봉사자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찾는 재미도 줄 계획이다.
2층 학습실은 해안사구와 갯벌을 미디어풀로 표현한 오션스크린, 해양생물 되어보기와 되살리기, 타르볼과 기름 제거하기 등을 통해 전문적 정보와 체험으로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할 방침이다.
유류피해 극복기념관은 오는 9월 '서해안 유류피해 극복 10주년 행사'에 맞춰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도 관계자는 "유류피해 극복 기념관이 역사적 상징성을 살린 명품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각종 프로그램 마련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날 오후 도정 현장 탐방 네 번째 일정으로 태안군 이원면 만대마을에서 주민들과 만난 뒤 유류피해 극복기념관을 방문했다.
안 지사는 어린이를 위한 생태학습 프로그램 진행, 인근 지역과의 상업적 연결 방안 등을 언급한 뒤 개관 전까지 만반의 준비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안 지사는 "10년 전 123만 자원봉사자와 많은 지역 주민들이 검은 바다를 살리는 데 온 힘을 다했다"며 "서해안 유류사고 극복 10주년을 맞아 기념관 사업을 마무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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