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위기 맞지만 극복 가능해"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2002년에도 시작부터 잘했던 것은 아니다. 어려움도 있고 비판도 받았지만 국민의 지지와 응원 덕분에 좋은 성과를 냈다. 부족할 때 응원해주면 없던 힘도 난다"(김병지)
"이보다 더한 위기도 많았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한마음으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최진철)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강 진출의 신화를 이뤄내며 한국 축구의 전성기를 이뤄낸 선수들이 한일월드컵 15주년에 즈음해 한자리에 모였다.
김병지, 최진철, 유상철, 최태욱, 송종국, 이천수 '팀 2002' 멤버들은 26일 서울 종로 축구회관에서 장애인 가정이 세탁기를 전달하는 행사를 가진 후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한국 축구 위기론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최근 축구 대표팀이 2018 러시아월드컵 지역 예선에서 카타르에 충격패를 당하며 본선 진출이 불투명해진 상황이지만 2002년 태극전사들은 이것이 충분히 극복이 가능한 위기라고 입을 모았다.
최태욱 서울이랜드 U-15 감독은 "위기이긴 하지만 아직 떨어진 것은 아니다"라며 "희망을 갖고 국민이 성원해준다면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상철 울산대 감독도 "같은 축구인으로 걱정이 많이 되긴 하지만 아직 예선 두 경기가 남았고,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 아니다"라며 "기대치가 높아서 실망감도 크겠지만 남은 두 경기에서 한국 선수들만의 정신력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해설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천수는 "분명 위기는 맞다"면서도 "월드컵 본선에 못 올라간다는 생각은 해본 적도 없다. 본선에서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빨리 위기에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축구의 위기 극복을 위한 키워드로 선수들은 '간절함'(이천수) '자부심'(최태욱) '희생'(최진철) '자신감'(송종국) 등을 꼽았다.
송종국 해설위원은 "15년 전을 떠올려보면 지금 대표 선수들보다 저희가 개인 기량에서 앞섰다고 볼 수는 없다"며 다만 "선수들이 상대보다 한 발 더 뛴다는 대한민국 축구의 장점을 인식하고 남은 경기에서 노력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유상철 감독은 "예전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를 할 때는 책임감이라든지, 나라의 대표라는 자부심이 컸다. 팀에서 뛸 때보다 희생정신이나 책임감을 더 많이 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선수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선배들이 이뤄온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업적에 대해 후배들도 경각심을 갖고 책임감이나 나라를 위해 희생한다는 정신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정해성 국가대표팀 코치도 함께 나왔지만, 정 코치는 축구 대표팀 상황에 대해서 극히 말을 아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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