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실패·이송 과정·활용 장면 담은 자료사진 전시회
(괴산=연합뉴스) 윤우용 기자 = 충북 괴산군이 애물단지로 전락한 5억원 짜리 초대형 가마솥을 원형대로 존치한 뒤 군을 찾는 관광객을 위한 전시·홍보용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군민을 대상으로 벌인 가마솥 활용방안 설문조사 결과를 수용한 것이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군민(102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56명이 원형대로 보존해 전시·홍보용으로 사용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군은 오는 9월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때 관련 사업비를 반영한 뒤 올해 말 또는 내년 상반기까지 가마솥 지붕을 한옥 형태로 바꾸기로 했다. 현재 지붕은 샌드위치 패널로 만들어졌다.
군은 지붕을 개량한 뒤 가마솥 주변에 실패한 제작 과정, 대형 트레일러에 실어 가마솥을 옮겼던 과정, 각종 행사 때 가마솥을 활용했던 장면 등을 담은 사진을 내걸 계획이다.
천덕꾸러기 신세인 가마솥의 제작 과정을 군민들에게 그대로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가마솥을 만들 때 벌인 성금·고철 모으기 운동 과정에 대한 설명도 곁들일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군민화합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로 제작된 가마솥이 실패한 역사를 딛고 괴산의 명물이 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이 2003년 말부터 제작을 추진한 가마솥은 지름 5.68m, 높이 2.2m, 둘레 17.8m, 두께 5㎝로 2005년 에서야 완공됐다. 주철 43.5t이 사용됐고 5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연이은 제작 실패 끝에 가마솥을 완공한 군은 이후 옥수수 삶기 등 이벤트성 행사를 하는 데 몇 사례 사용했을 뿐 딱히 용도를 찾지 못하자 2007년부터는 이마저도 중단했다.
이 때문에 가마솥은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한 전시행정의 상징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yw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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