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성과도출에 연연않을 것, 동맹강화와 북핵해결 공동방안 논의"
前주미대사들 "구체적 현안보다 동맹 의미와 중요성 부각해야"
文대통령, 23일 문정인 특보·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 만찬…외교자문 구해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성과 도출에 연연하지 않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의와 신뢰를 쌓고 이를 토대로 한·미 동맹을 탄탄히 하고 북핵 해결을 위한 공동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전직 주미 한국대사 초청 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통화에서 이른 시일 내 만나자는 초청이 있었음을 고려해 조금 이르게 한·미 정상회담을 하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에 참석자들은 "방미 일정이 견고한 한미동맹의 발전을 잘 보여주는 방향으로 내실 있게 짜인 것 같다"며 "특히, 정상회담에서 허심탄회하고 진솔한 대화로 정상 간 우의를 쌓고 이를 바탕으로 한미동맹이 더 발전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간담회 내용을 소개하면서 "참석자들은 양 정상이 구체적인 현안을 논의하기보다 동맹의 의미와 중요성을 부각하는 방향으로 큰 틀의 공조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핵과 한반도 평화정착 등 주요 사안에 대한 한미 간 공감대가 마련되기를 기대했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전직 주미대사들이 가장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번은 첫 회담일 뿐이다. 여기에 너무 많은 것을 걸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과 함께 우의와 신뢰를 쌓는 데 주력하라는 당부가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그렇다 해도 현안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을 텐데 이 문제는 너무 구체적으로 거론하는 것보다 큰 공감대를 형성하는 차원으로 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하셨다"고 덧붙였다.
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해서는 큰 틀의 의제에는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야기할 수 있다"며 "만일 이야기가 나오면 조언한 대로 공감대를 표하는 수준에서 답하는 게 좋겠다는 제안을 하셨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그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 가족을 평창 동계올림픽에 초청하면 좋아할 것이라는 아이디어도 나왔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태식 주미대사가 흥남철수 때 사용된 수송선 레인 빅토리호가 미국 롱비치에 정박해 있는데 이를 거제로 가져와 교육자료로 삼겠다고 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좋아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 "미국이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어려움을 겪을 때 우리나라가 현금지원을 3천만 달러 했는데 전 세계 국가 중 세 번째로 많은 액수였다"며 "미국이 어려울 때 우리도 도왔다는 점을 강조하면 좋을 것 같다는 아이디어를 준 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는 최영진, 한덕수, 이태식, 홍석현, 양성철, 이홍구, 한승주 등 전직 주미대사 7명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중앙일보·JTBC 회장 출신인 홍석현 전 대사는 지난달 17∼20일 특사단을 이끌고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으나, 통일·외교·안보 대통령 특보직은 고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 23일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와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을 만나 만찬을 함께 하면서 한·미 정상회담에 임하는 자세와 전략 등에 대해 조언을 들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문 특보와 임 전 원장을 만나 한·미 정상회담과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을 앞두고 외교 자문을 받은 것"이라며 "임종석 비서실장도 21일 임동원 전 장관과 오찬하면서 조언을 구했다. 오늘 주미대사 간담회까지 이어지는 정상회담 준비과정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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