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대국 中에 이어 日도 '꿈틀'…한미,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배치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한반도와 그 주변국의 미사일 전력 증강 움직임이 가속하고 있다.
'미사일 대국' 중국은 다중 목표물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고 있고, 일본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빌미로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전 상공에서 평양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타우러스'를 실전 배치한 데 이어 지난 23일에는 사거리 800㎞ 탄도미사일 '현무-2C'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주한미군도 유사시 군사분계선(MDL) 남쪽에서 평양의 핵심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재즘(JASSM)'을 군산 미 공군기지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의 미사일 개발 의도는 다분히 미·중 간 군사력 경쟁에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의 미사일 개발이 동북아 미사일 전력 증강의 소용돌이 중심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의 전봉근 교수는 최근 '미·중 경쟁시대의 동북아 국제정치와 한국 안보'라는 논문에서 "북한 김정은 체제의 핵무장 증강과 핵위협 고조는 한미동맹과 미일동맹의 군비증강 및 한미일 3자 안보협력을 촉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 교수는 "이는 다시 중국의 한반도 개입과 군비증강을 유도해 결국 역내 미중 및 중일 간 세력경쟁을 더욱 첨예화시키고, 남북간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차세대 이동식 다탄두 ICBM인 '둥펑-41' 배치에 이어 이와 유사한 성능을 갖춘 ICBM인 '둥펑-5C'를 개발 중이다. 이들 ICBM에는 각각 목표가 다른 10개의 다탄두 발사체(MIRV)가 탑재됐다. 중국이 다탄두 탑재 ICBM을 잇따라 개발하는 것은 미국을 중심으로 구축 중인 강력한 해상 미사일방어(MD)체계를 교란하려는 목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대함 탄도미사일 '둥펑(東風·DF)-21' 이외에 '둥넝(動能)' 시리즈의 인공위성 요격용 미사일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도 항공자위대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F-35에 적의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탑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하고 있다.
일본은 노르웨이가 개발 중인 조인트 스트라이크 미사일(JSM) 도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은 해상의 함선을 공격하는 공대함 능력 뿐 아니라 항공자위대가 보유하지 않은 공대지 능력도 함께 갖추고 있다. 미사일 사거리는 300㎞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적의 기지'란 결국 북한의 군사시설을 의미하며, 이는 일본이 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을 행사한다는 '전수방위(專守防衛)' 원칙에도 배치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 공군은 지난해 독일제 '타우러스'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의 전력화를 마쳤다.
F-15K 전투기에 장착되는 타우러스는 길이 5.1m, 폭 1.1m로 전체 무게만 1천400㎏이다. 사거리 500㎞ 이상으로 대전 상공에서 발사하면 평양까지, 서울 상공에서는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다.
3중 유도장치에 의해 비행하는 이 미사일의 목표물에 대한 타격 정확도는 1m 이내로, 탄두 중량은 450㎏이다. 견고한 지상 및 지하벙커를 타격할 수 있고, 레이더 노출이 적은 스텔스 기술을 적용해 북한 공군의 레이더망이 탐지하지 못한다.
주한미군도 최근 유사시 평양의 핵심시설에 대한 정밀타격을 위해 장거리 공대지미사일인 '재즘'을 배치했다.
군산기지에 배치된 사거리 370㎞인 재즘은 미사일 탄두에 목표물 자동위치식별·탐지 기능을 갖추고 있다. 2중 유도방식으로 비행하는 재즘은 길이 4.27m, 날개폭 2.4m, 중량 1천kg으로 탄두 무게는 409㎏이다. 목표물에 대한 타격 오차가 3m 내외로 알려지고 있다.
한반도와 주변국이 첨단 장거리 정밀유도 능력을 갖춘 미사일을 속속 배치하고 있는 흐름을 보여준다. 이는 현대전의 양상이 개전 초반 원거리 정밀폭격으로 기선을 제압하는 방식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도 사거리 4천㎞로 추정되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과 2천㎞ 이상으로 추정되는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북극성 2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성공에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 중이다.
북한은 미사일 탄두부에 카나드(Canard)로 불리는 전방 날개를 달고, 재진입체의 궤적을 조종하는 PBV(Post Boost Vehicle) 기술을 적용해 MRBM 이상의 탄도미사일의 정밀도를 높이고 있다.
three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