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호영 의원, 가짜뉴스 방지 위한 3개 법안 대표발의
(서울=연합뉴스) 현영복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 지지를 발표했다"(96만건),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IS)에 무기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79만건)…
지난해 미국 대선 당시 인터넷상에서 큰 호응을 받은 글들이다. 하지만 이 글들은 뉴스를 가장한 가짜뉴스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미국 인터넷 뉴스매체 버즈피드(BuzzFeed) 분석자료를 인용한 내용에 따르면 미 대선 전 3개월 간 가장 인기가 있었던 가짜뉴스 20개의 페이스북 내 공유·반응·댓글 건수는 총 871만 1천건에 달했다고 한다.
이는 CNN,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주요 전통 미디어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던 대선 기사 20개의 반응(736만건)을 훌쩍 넘어서는 것이다.
이런 가짜뉴스들은 트래픽 유도를 통한 상업적 목적이든 정치적 선동의 목적이든 사회 전반에 상당한 후유증을 남기고 언론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
세계적으로 가짜뉴스의 폐해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미국과 독일 등에서는 가짜뉴스 방지를 위한 법안들이 발의돼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미디어에 대한 직접적 규제는 시도하지 않고 있으나 가짜뉴스가 생성, 확산하는 주요 통로인 SNS와 같은 디지털기술 이용에 대한 교육을 지칭하는 미디어리터러시(Media Literacy, 미디어 문해력) 교육을 강화하는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워싱턴주는 2016년 디지털기술의 바른 이용교육인 '디지털 시민의식'(Digital Citizenship)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또 캘리포니아주 의회에는 학교 교육과정에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을 포함하도록 하는 법안이 올해 발의돼 계류중이다.
올해 9월 연방의회 선거를 앞두고 있는 독일은 지난 4월 연방 대연정 내각이 증오 콘텐츠나 가짜뉴스를 방치하는 소셜미디어 기업에 최고 5천만 유로(약 600억원)의 벌금을 물릴 수 있도록 한 법안을 의결했다.
의회로 넘어간 이 법안은 사기업에 지나친 감시활동 책임을 부과하고, 소셜미디어 이용자가 게시물 제거에 항의할 기회가 없다는 등 반론이 제기돼 의회 통과가 불투명하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든 가짜뉴스에 대한 규제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도 조기 대선을 전후해 가짜뉴스 퇴치를 위한 논의가 이뤄졌고 관련 법안들도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은 최근 가짜뉴스를 명확히 정의하고 포털사이트와 SNS 사업자가 가짜뉴스를 확인하면 즉각 삭제하도록 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안호영 의원은 법안 발의 당시 "가짜뉴스를 거짓정보에 의한 사실 검증없이 언론보도의 형태로 뉴스 소비자를 속이려는 명백한 의도성이 있는 것으로 정의해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가 침해되지 않도록 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포털사이트 등 정보통신 사업자가 가짜뉴스를 지체 없이 삭제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했다.
안 의원은 가짜뉴스에 대한 중장기적 대책 차원에서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가 가짜뉴스 유통 방지와 이용자 보호와 관련된 시책을 마련하도록 하는 '국가정보화 기본법 개정안', 시청자미디어재단이 가짜뉴스 피해예방사업을 하도록 하는 '방송법 개정안'도 대표발의했다.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준정부기관인 시청자미디어재단은 지역 시청자미디어센터 미디어교육 강사들에게 지난 22일부터 가짜뉴스 대처방안 등을 교육하는 특강을 하고 있다.
시청자미디어재단은 미디어교육 강사들을 통해 학생들에게 가짜뉴스에 대한 대처방법을 전달해 올바르고 건전한 미디어 환경 조성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3월 가짜뉴스가 초래하는 경제적 비용은 당사자 피해 금액 22조 7천700억원, 사회적 피해 금액 7조 3천200억원 등 연간 약 30조 900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안호영 의원실은 28일 "지난 조기 대선 과정에서도 가짜뉴스를 둘러싼 논란이 많았다"며 "정보통신 사업자에게 가짜뉴스 삭제의무를 부과하는 개정안은 즉각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한 것이고 나머지 가짜뉴스 피해예방사업 등은 중장기적인 대책을 추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youngb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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