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올해 중요 정치 이벤트 중 하나인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뒤늦게 지원 유세에 나선 것을 두고 일본 정계에서 냉소적인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27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도쿄도의회 선거전이 시작된 지 사흘만인 26일에야 처음으로 지원 유세를 실시했다.
유권자의 시선을 끌기 좋은 기회인 24~25일 주말 별다른 이유 없이 유세에 나서지 않았다가 뒤늦게 지원 유세를 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자민당이 압승했던 2013년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모두 20곳 이상에서 지원유세를 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최대한 직접 유권자를 만나지 않으려 하고 있다.
가케(加計)학원 스캔들로 지지율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선거에서 전면에 나서봤자 유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에, 선거에서 참패할 경우 향후 정권 차원의 국정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겹쳤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처음으로 지원 유세에 나섰지만 유세 장소는 유권자들이 몰리는 거리가 아니라 자민당 당원들이 많은 도쿄 분쿄(文京)구의 한 실내 유세장이었다.
유세 장소로 실내를 택한 것에 대해 자민당의 한 관계자는 "자민당에 대한 야유가 많은 거리연설은 하기 어렵다. 그래도 '도망쳤다'는 비판은 피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야권은 강공을 퍼붓고 있다.
민진당 렌호(蓮舫) 대표는 "도망치고 있는 총리의 자세를 절대 용서해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고 공산당의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위원장은 "총리는 한 번도 거리에서 도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지 않았다. 부끄러워서 여러분 앞에 얼굴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이런 소극적인 자세에 대해서는 자민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선거를 두고 패배 후 자신에게 닥칠 책임론을 피하려 한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와 달리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등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는 도쿄도내를 종횡무진 휘저으며 거리 연설에 나서 자신의 정당 도민우선(퍼스트)회의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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