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함이 주권반환 20주년 기념행사가 열리는 홍콩으로 이동하는 길에 대만 주변 해역에서 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보여 양안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대만이 랴오닝 항모전단의 대만해협 통과여부를 면밀히 주시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
구축함 지난(濟南)·인촨(銀川)함, 호위함 옌타이(烟台)함, 젠(殲·J)-15 전투기 중대, 헬리콥터 등으로 구성된 랴오닝 항모전단은 25일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모항을 출발했다.
이와 관련, 군사 전문가들은 랴오닝 항모전단이 대만해협을 지나 홍콩에 기항하기 전에 남중국해 해역에서 작전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내다봤다.
콜린 코 싱가포르 난양기술대학 S. 라자라트남 국제대학원 교수는 "랴오닝함이 앞으로 2주일간 남중국해를 향해 내려가며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며 "이는 영토 주권을 사수하겠다는 중국의 결의를 국내외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즈위안(知遠)전략방무연구소의 저우천밍(周晨鳴) 연구원은 랴오닝 항모전단이 동해함대와 합동훈련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대해 천중지(陳中吉) 대만 국방부 대변인은 "대만군은 지역 내 중국 공산당 군의 군사적 동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규정에 따라 필요한 예방 조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만 군사 당국자는 만약 랴오닝함이 홍콩을 방문한다면 두 가지 항로가 있다면서 하나는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대만 동해를 돌아 바스(巴士)해협을 거쳐 홍콩으로 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익명의 이 당국자는 "만약 랴오닝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첫 번째 안을 선택할 경우 두 번째 항로를 선택하는 것에 비해 군사적인 여파가 상대적으로 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랴오닝함이 대만 동해 쪽으로 항로를 잡는다면 일본과 가까운 미야코(宮古)해협과 바스해협을 거쳐 홍콩에 도착하게 된다"면서 "이는 대만 주위를 동그랗게 돌며 훈련하는 것이며 대만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라고 진단했다.
대만의 뤄즈정(羅致政) 민진당 입법위원(국회의원)은 "중국은 군사력을 과시하는 것 외에도 대만에 대한 위협을 강화하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중국의 어떤 군사적 움직임도 정치적 함의가 크다고 반발했다.
랴오닝함은 중일전쟁의 도화선이 된 루거우차오(盧溝橋) 사건 발생 80주년인 다음 달 7일부터 이틀간 홍콩에 기항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일본이 침략한 국치일을 잊지 말자는 교육적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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