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100m '10초0대' 김국영의 성장 동력은 '속도 유지'

입력 2017-06-27 15:18   수정 2017-06-27 16:51

한국인 최초 100m '10초0대' 김국영의 성장 동력은 '속도 유지'

30m까지는 세계에서도 준수한 성적…400m 훈련하며 '지구력' 키워

박태경 허들 코치 영입해 '주법 변화'도 큰 도움




(정선=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국영(26·광주광역시청)이 한국인 최초로 100m를 10초0대에 뛴 선수가 됐다.

도저히 넘지 못할 벽으로 느꼈던 10초1대 벽을, 김국영이 바람처럼 뛰어넘었다.

김국영은 27일 강원도 정선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코리아오픈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 결승전에서 10초07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국신기록 달성과 동시에 런던 세계선수권대회 기준 기록(10초12)도 통과했다.

비결은 레이스 막판에도 속도를 유지하는 능력이다.

남자 100m는 10초 내외에서 승부를 가르는 종목이다. 출발부터 피니시 동작까지 잠시만 흐트러져도 기록이 확 떨어진다.

김국영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100m 8조 예선에서 출발 반응 속도 0.135초로 8명 중 3위로 첫발을 뗐다.

30m 지점까지만 해도 2, 3위를 다퉜다. 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뒤로 처졌고, 당시 자신이 보유한 한국 기록 10초16보다 0.21초나 느린 10초37로 레이스를 마쳤다. 자신의 기록만 세웠더라도 한국 육상 사상 최초로 남자 100m 준결승에 나설 수 있었다.

김국영은 리우올림픽에서 얻은 아픈 교훈을 가슴에 새겼다.

당시 김국영은 "내 장점인 스타트와 초반 스피드가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건 확인했다"며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당연히 더 좋은 기록을 향해 달릴 것이다.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는 꼭 준결승에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국영은 한국인 최초 9초대 진입과 도쿄올림픽 준결승 진출이라는 엄청난 목표를 가슴에 품고 약점을 지우는 노력을 했다.





'속도 유지'가 관건이었다.

김국영은 남자 110m 허들 간판으로 현재 플레잉코치로 뛰는 박태경(37·광주광역시청) 코치와 지난해부터 함께 훈련하고 있다.

박 코치의 조언 속에 김국영은 스타트 후 큰 동작으로 지면을 세게 밟아 그 탄력으로 가속하는 주법으로 변화를 꾀했다.

여기에 2015년 일본 전지훈련 때부터 '장기 계획'을 가지고 시작한 400m 훈련도 이어갔다.

400m를 뛰며 근지구력을 키우고, 이를 스피드로 변환하는 길고 고된 작업이다. 김국영은 "조금씩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윤여춘 대한육상연맹 부회장은 "김국영은 출발 반응 속도가 느릴 때도 20∼30m에서 속도를 끌어올리는 특이한 선수"라며 "막판 스퍼트가 점점 좋아지고 있는데 30m지점까지 끌어올린 속도를 마지막까지 유지한다면 기록 단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10초0대 기록을 가진 선수는 김국영뿐이다. 9초대 진입을 기대할 선수도 김국영이 유일하다.

김국영은 한국 신기록을 달성한 이날도 '국내 1위'에 만족하지 않고 "꼭 9초대에 진입 하겠다"고 인생 목표를 강조했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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