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ㆍ예술영화 관계자 SNS에 잇따라 비판 글 올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영화 '옥자'를 둘러싼 극장상영 논란이 독립영화들에까지 미치고 있다.
'옥자'의 개봉으로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독립·예술영화관들이 모처럼 특수를 누리고 있지만, 저예산 독립영화들이 상대적으로 상영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영화계에 따르면 '옥자'는 오는 29일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 3대 멀티플렉스를 제외한 전국 84개 관(스크린 수 108개)에서 개봉된다. 이날 오후 9시 현재 '옥자'의 예매 점유율은 11.8%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씨네큐브 광화문은 오는 29일을 '옥자 데이'로 정하고 1관과 2관 모두에서 온종일 '옥자'만 상영한다.
예술영화관 아트나인은 이날 3개 시간에, 이봄씨어터는 6개 시간에, 아트하우스모모는 5개 시간에 '옥자'를 각각 배정했다. KU시네마테크에서는 4개 시간에 '옥자'가 상영된다.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은 이와 관련, SNS에 글을 올려 "'옥자'의 나비효과가 예술영화관과 작은영화관에까지 미친다"면서 "앞으로 예술영화관과 작은 영화관은 이런 기획들까지 확장하겠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문체부의 예산을 들여 만들어진 작은영화관은 이번에야말로 물을 만난 듯하다. 심지어 전회차 상영에 육박할 정도"라며 "한국의 독립영화, 예술영화가 그렇게 접근하기가 어렵다는 씨네큐브의 상영시간표에 역시 놀란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옥자'에 대한 관심은 한 달 이상 꾸준히 간다. 그 시간만큼 개봉을 앞둔 독립영화의 상영 시간은 줄어들 것"이라며 "독립영화 개봉에 '옥자'가 변수가 될지 정말 꿈에도 몰랐다"고 썼다.
다큐멘터리 '감각의 경로' 등을 연출한 민병훈 감독도 "'옥자'로 수많은 독립영화는 운다. 독립영화건, 예술영화건 저는 이런 상영 스케줄을 본 적이 없다. 창피하다"고 썼다.
영화계 관계자는 "넷플릭스 영화가 그나마 얼마 되지 않은 예술영화전용관을 장악함으로써 예술영화, 독립영화 상영 기회가 박탈당했다"면서 "그동안 멀티플렉스의 독과점을 비판해온 예술영화전용관들이 멀티플렉스와 똑같이 '잘 되는 영화'에 몰아주기를 하는 행태를 보면서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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