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통해 검찰총장 맹비난…전문가 "테메르 정부는 침몰하는 타이타닉"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TV에 나와 자신에 대한 연방검찰의 부패혐의 기소를 강력하게 반박했다.
테메르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리아 대통령궁에서 발표한 TV 성명을 통해 자신에 대한 연방검찰의 기소는 증거가 없이 이루어진 허구라고 주장하면서 호드리구 자노 연방검찰총장을 비난했다.
40여 명의 측근이 지켜보는 가운데 카메라 앞에 선 테메르 대통령은 "내가 돈을 받았다는 구체적인 증거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자노 총장의 기소는 법률이 아닌 정치적 요인이 작용해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테메르 대통령의 발언은 자신에 대한 정치권 안팎의 사임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정치 전문가들은 테메르 대통령을 둘러싼 부패 의혹이 끊이지 않는 데다 국정운영에 대한 여론의 평가가 추락한 사실을 들어 테메르 정부를 '침몰하는 타이타닉호'에 비유하면서 정치적 위기를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Datafolha)가 지난 주말에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테메르 대통령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7%, 보통 23%, 부정적 69%, 무응답 2%로 나왔다.
테메르 대통령 사임에 찬성하는 의견은 76%였고, 사임 반대는 20%였다.
테메르 대통령이 사임을 거부할 경우 의회가 탄핵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은 81%에 달했다.
자노 총장은 전날 테메르 대통령과 그의 보좌관 출신인 호드리구 호샤 로우리스 전 연방하원의원을 부패혐의로 기소했다.
브라질에서 현직 대통령이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노 총장은 테메르 대통령이 호샤 로우리스 전 의원을 통해 세계 최대 육류 가공회사인 JBS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았거나 받기로 약속했다면서, 이들의 행동이 대통령과 연방하원의원의 직무 범위를 크게 벗어났다고 기소 이유를 밝혔다.
연방검찰에 따르면 테메르 대통령은 뇌물 15만2천 달러(약 1억7천만 원)를 챙겼고, 앞으로 9개월간 JBS로부터 1천150만 달러(약 130억7천만 원)를 받으려고 조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노 총장은 "테메르 대통령이 국민을 기만했으며, 뇌물을 받는 대가로 나라에 막대한 빚을 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기소가 성립돼 연방대법원 재판이 시작되려면 연방하원 사법위원회의 심의·표결과 전체 회의 표결을 통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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