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 가장 오래된 기록 남자 200m 20초41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국영(27·광주광역시청)의 100m 한국 신기록 달성을 함께 기뻐하던 장재근(55) 화성시청 감독이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내 200m 기록도 빨리 깨져야 합니다."
한국 육상에서 가장 오래 깨지지 않은 기록은 남자 200m의 20초41이다.
'한국 육상의 전설' 장재근 감독은 1985년 9월 2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20초41을 기록했다.
27일 정선종합운동장에서 만난 장 감독은 "벌써 32년 전이다. 이렇게 오래 깨지지 않을 줄을 몰랐다"며 "200m를 '너무 길다' 혹은 '너무 힘들다'고 생각하는 선수들이 있는 것 같다. 훈련 효과만 나오면 재미를 느낄 종목인데…"라고 아쉬워했다.
남자 100m는 김국영이 등장하면서 기록을 크게 단축했다.
김국영은 2010년 6월 7일 대구에서 열린 전국 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예선에서 10초31을 기록, 고(故) 서말구 해군사관학교 교수가 1979년 멕시코에서 세운 한국 기록 10초34를 31년 만에 바꿔놨다. 이후 7년 사이 한국 기록을 10초07까지 줄였다.
하지만 200m는 제자리걸음이다.
2000년부터 2017년 6월 27일까지 나온 한국 남자 200m 최고 기록은 지난해 6월 16일 박봉고(26·강원도청)가 작성한 20초65다. 장재근 감독의 기록보다 0.23초 느리다.
장재근 감독 이후 20초5대를 뛴 선수도 없다.
많은 스프린터가 '제2의 장재근'을 노리고 200m 기록 경신에 도전했으나, 실패하고 좌절했다.
지난해 200m 경기에도 자주 나섰던 김국영은 최근에는 100m에만 전념하고 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0m에서 동메달을 따며 1986년 서울 대회의 장재근 이후 28년 만에 한국 남자 단거리(100m·200m)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린 여호수아(30)는 봅슬레이로 전향했다.
장재근 감독은 박봉고와 이재하(25·서천군청)에게 희망을 품고 있다.
장 감독은 "박봉고가 KBS배(20초69)에서 뛰는 걸 보니 흐트러졌던 자세를 바로잡아가는 것 같다. 이재하는 신체조건이 좋다"고 후배들을 칭찬했다.
그는 직접 뛰는 동작을 하며 "6기통 엔진이 일정한 속도로 빠르고 균형 있게 움직이며 힘을 내는 것처럼 200m를 뛰는 선수들도 주가 되는 팔과 다리, 보조를 하는 팔·다리가 균형을 이루면서 빠르게 움직여야 기록을 단축할 수 있다"고 기술적인 조언을 하기도 했다.
'200m 기록 경신을 위한 방법'을 화두로 다양한 이야기를 하던 장재근 감독은 "200m 한국신기록 나오면 더 할 말이 많을텐데…"라고 말 끝을 흐렸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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