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산체스 '등번호 7번 골잡이 맞대결'
칠레 "호날두가 아예 공을 못 잡게 하겠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유럽 챔피언' 포르투갈과 2017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준결승을 앞둔 '남미 챔피언' 칠레의 작전은 단 하나로 압축된다. 바로 '호날두 고립'이다.
칠레의 미드필더 마르셀로 디아스(셀타 비고)는 28일(한국시간)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포르투갈과 4강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아예 볼을 잡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6 코파 아메리카 우승팀 자격으로 올해 컨페더레이션스컵에 나선 칠레는 지난해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챔피언인 포르투갈과 한국시간으로 29일 오전 3시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결승 진출을 놓고 한판 대결에 나선다.
칠레는 조별리그 B조에서 1승2무를 기록하며 조 2위로 준결승에 올랐고, 포르투갈은 A조 1위(2승1무)로 4강행 티켓을 따냈다.
이번 4강전의 핵심은 포르투갈의 간판 골잡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칠레의 공격수 알렉시스 산체스(아스널)의 득점 대결이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모두 등번호 7번을 달고 있어 '7번의 전쟁'을 치르게 됐다.
호날두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2골 1도움을 작성했고, 산체스는 조별리그 3경기 동안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화력에서는 포르투갈이 앞선다.
포르투갈은 조별리그 3경기를 치르면서 7골(2실점)을 터트리며 경기당 평균 2.33골의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했지만 칠레는 3경기에서 4골(2실점)에 그쳤다.
두 팀 모두 2실점밖에 하지 않아 견고한 수비를 보여준 만큼 호날두와 산체스를 어떻게 막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칠레의 작전은 '호날두 고립'에 집중된다.
디아스는 "호날두가 엄청난 선수라는 것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다"라며 "위험한 선수일 뿐만 아니라 혼자서 승부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경계했다.
그는 "이번 시즌 엄청난 활약을 펼쳤는데도 컨페더레이션스컵까지 똑같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라며 "결국 호날두가 아예 볼을 못 잡게 해야 한다. 그래야 실점하지 않는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호날두가 이번 대회에서도 펄펄 날고 있지만, 포르투갈 대표팀의 상황은 부상자 속출로 그리 좋지 않다.
수비의 핵심인 페페(레알 마드리드)가 경고 누적으로 준결승에 나서지 못하는 가운데 왼쪽 풀백 하파엘 게레이루(도르트문트)도 러시아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왼쪽 발목을 다쳐 출전이 어렵다. 또 미드필더 베르나르두 시우바(AS모나코) 역시 뉴질랜드전에서 다리를 다쳐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 때문에 포르투갈의 페르난두 산투스 감독은 "부상자들의 상태를 봐가면서 출전 선수를 결정할 생각"이라며 "칠레가 공격적인 팀이지만 우리 역시 전사들이다. 아무 것도 겁날 게 없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는 칠레의 후안 안토니오 피시 감독은 "23명의 선수 모두 최고의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라며 "산체스가 이적 문제로 고민하고 있지만 정신력과 책임감이 강한 선수다. 자신이 이번 4강전에서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또 다른 4강전인 독일과 멕시코의 경기는 30일 오전 3시 소치의 피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독일과 멕시코는 조별리그에서 나란히 2승1무를 기록하며 각각 B조 1위와 A조 2위로 4강에 합류해 결승 티켓을 다툰다.
독일은 2005년 대회 3위가 역대 최고 성적이고, 멕시코는 1999년 대회 우승에 이어 1995년 대회 3위와 2005년 대회 4위를 기록한 바 있다.
horn9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