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미 해군 항공모함 두 척이 이달 중순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어업권 분쟁 구역인 남중국해 나투나 해역에 진입해 한때 긴장이 초래됐다고 현지 언론이 28일 보도했다.
아흐마드 타우피쿠라만 인도네시아 해군 참모차장은 전날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 호와 조지 워싱턴 호가 지난 14일 리아우 주 나투나 해역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미 항공모함들은 이후 F-22 랩터 전투기 한 대와 헬리콥터 등을 이륙시켰으나, 인도네시아 해군의 제지를 받고 작전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네시아 해군 소식통은 "로널드 레이건 호와 조지 워싱턴 호는 인도네시아 해군 함정과 통신을 한 뒤 항로를 바꿔 인도네시아 영역을 벗어났다"고 말했다.
황금어장이자 천연가스 등 자원이 풍부한 나투나 해역은 인도네시아가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선언한 구역이다.
하지만 중국은 작년 6월 이중 상당 면적이 자국의 남해9단선(九段線)과 겹친다면서 "중국 어민의 전통적 어장"이라고 주장했고, 이후 인도네시아는 구축함과 전투기를 추가배치하는 등 나투나 해역에서의 군사대응 태세를 강화해 왔다.
남해9단선은 중국이 1940년대 남중국해 해역과 해저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해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그은 U자 형태의 9개 선으로 남중국해 전체해역의 90%를 차지한다.
인도네시아 현지 일각에선 미국 항공모함들이 사전허가 없이 EEZ에 진입한 것은 국제법 위반이란 주장이 제기됐으나, 아흐마드 참모차장은 "이번 상황은 무해통항(無害通航)에 해당하는 만큼 아무런 문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조지 워싱턴 호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21일 오전 9시 30분께 싱가포르 남쪽 필립스 해협을 통과해 남중국해로 향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동남아 외교가에선 해당 항모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 반군과 정부군의 교전이 한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필리핀 남부 마라위로 항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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