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임명 축하한다" 말실수…野도 "잘 통과되길" 덕담
김영록 "내용 중복 게재한 책으로 출판기념회, 송구스럽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서혜림 기자 = 국회 농림축산식품수산해양위원회가 28일 개최한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김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살펴보는 정책 질의 위주로 진행됐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협치 파괴', '보안·코드 인사', '5대 원칙 훼손' 등 선전물을 각자 노트북 컴퓨터 앞에 부착했으나, 같은 시각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질의했다.
18∼19대 국회에서 상당 기간 농해수위 위원으로 활동한 김 후보자가 사실상 '전직 의원 프리미엄' 덕을 본 것으로 평가된다.
날카로운 신상 관련 의혹은 거의 제기되지 않은 가운데, 일부 지역구 의원들의 '민원 릴레이'가 이어지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의 '군기 잡기'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은 "농식품부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내달라고 3번이나 요구했는데, 아직 받지 못했다"며 "빨리 내지 않으면 정상적인 청문회 진행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당 이완영 의원은 "김 후보자가 자료 제출을 약속하지 않으면 회의를 못 하겠다"면서 "지금 청문회에 와 있는 농식품부 실무자들도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당 김성찬 의원은 "김 후보자가 2010년 '북한의 천안함에 대한 군사도발 규탄 및 대응조치 촉구 결의안' 국회 표결에서 반대 의견을 냈고, 2012년 한미FTA를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천안함 폭침에 관해) 국가가 발표한 내용을 신뢰한다. FTA는 농업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질의에 들어서자 '칼날'은 금세 무뎌졌다.
한국당 김성찬 의원은 "가뭄과 AI(조류독감) 등 어려운 농정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신상털기보다는 농정을 어떻게 관리할까 하는 정책 질의 위주로 준비를 해왔다"고 언급했다.
같은 당 이양수 의원은 김 후보자가 과거 3권의 책을 내고 출판기념회를 열면서 같은 내용을 중복 게재한 사실을 꼬집었으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을 축하한다. 청문회에 잘 임하셔서 잘 통과됐으면 좋겠다"고 덕담했다.
황주홍 의원도 "장관으로서 가장 핵심적으로 추진해야 할 문제로 쌀 수급 안정을 꼽았다"며 "바른 인식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여당 의원들의 질의에선 김 후보자의 장관 임명을 기정사실로 하는 듯한 발언도 잇따라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은 "김 후보자가 공직 생활을 오래 했고, 국회에서 6년간 농해수위 활동도 했다"며 "300만 농민의 기대가 클 것으로 보이는데, 기대에 걸맞은 적극적인 농정 정책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같은 당 김한정 의원은 "아주 잘 된 인사가 아닌가 그런 말들이 많다"면서 "임명을 축하한다. 임명이 아니죠. 지명이죠"라며 말실수를 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농민을 위해서 당당하게 하겠다. 농식품부 장관을 마지막 공직으로 생각하고 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부적절한 출판기념회에 대한 지적이 연달아 나오자 "행사를 할 때 책의 낱권 판매를 원칙으로 했고, 홍보가 목적이어서 비용 수익 측면에서도 마이너스였다"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은 지역구 현안을 거론하면서 '민원성 질의'를 쏟아냈다.
한국당 이만희 의원(영천·청도)은 "한국마사회가 말 테마파크를 만들겠다고 해서 경상북도와 영천시가 900억 원에 가까운 돈을 투자했는데 마사회는 33억 원밖에 투자하지 않고 사업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위성곤 의원(제주 서귀포)은 "식약처가 제주 지역에서 아열대성 약초 연구를 하고 있는데, 종자종합관리센터도 설립할 필요가 있다"면서 "제주를 비롯한 도서 지역 물류 개선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농해수위는 이날 인사청문회를 마친 후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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