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선 법정구속에 "이게 나라냐" 지지자 소란…이영선은 "죄송"

이영선 법정구속에 "이게 나라냐" 지지자 소란…이영선은 "죄송"

일부 방청객, 재판부 향해 불만…정작 이씨는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고개 숙여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피고인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다."

28일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서관 424호 법정. 재판장이 이영선 전 청와대 경호관에게 실형을 선고하자 조용하던 방청석 곳곳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김선일 부장판사)는 이날 이른바 '비선 진료'를 도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경호관의 1심 선고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장이 실형을 선고한 뒤 "이 전 경호관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하겠다"고 말하자, 한 방청객은 화난 목소리로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 있나 봐라"라고 외쳤다.

방호원이 제재에 나서면서 법정이 잠시 정숙함을 되찾자 재판장은 이 전 경호관에게 "변명할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이 전 경호관은 차분한 목소리로 "재판부의 판정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께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재판장이 "구속됐다는 사실을 처에게 통지하면 되나"라고 묻자 이 전 경호관은 "네"라고 답한 뒤 방호원의 안내에 따라 법정을 빠져나가 구속 피고인 대기실로 들어갔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방청객들 사이에서는 다시 일대 소란이 벌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지자로 보이는 이들은 "다 가둬라" "천벌을 받을 거다, 이게 나라냐" 등 재판부를 향해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하며 소리를 질렀다. 일부는 이 전 경호관을 향해 "힘내세요"라고 외치기도 했다.

법원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방호원들을 추가로 투입해 급히 법정에서 취재진과 방청객을 모두 내보냈지만, 일부 방청객은 법정 앞에서도 계속 고성을 질렀다.

이날 재판은 시작 1시간 전부터 방청객과 취재진이 몰려 34석짜리 법정을 가득 채웠다. 일부 방청객은 바닥에 앉거나 선 채로 재판을 들었다.

소란스러웠던 방청석과 달리 이 전 경호관은 시종일관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남색 정장과 넥타이, 흰 셔츠 차림으로 출석한 이 전 경호관은 27분가량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자리에서 일어선 채 손을 앞으로 가지런히 모으고 재판장의 말을 경청했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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