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장관 "남북 체육교류 방안 지혜 모으기로 했다"(종합)

입력 2017-06-28 22:29  

도종환 장관 "남북 체육교류 방안 지혜 모으기로 했다"(종합)

평창올림픽 기간 남북 태권도 합동공연 요청…체육사 남북 공동조사도 제안

이희범·최문순·이기흥·조정원·정몽규, 체육교류 활성화 한 목소리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최인영 기자 =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체육 관계 단체장들이 방한 중인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게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 공동입장을 포함한 폭넓은 남북 체육 교류 방안을 제안했다.

도종환 문체부 장관은 28일 저녁 7시30분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 위치한 한식당 '필경재'로 장웅 IOC 위원과 리용선 국제태권도연맹(ITF) 총재를 비롯한 ITF 태권도 시범단을 초청해 만찬을 했다.

이날 만찬에는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과 최문순 강원도지사,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등 체육 관계 단체장도 참석했다.

도종환 장관은 필경재 충효당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만찬 자리에서 평창올림픽에서의 남북 공동입장을 포함한 평화 올림픽 추진 방안과 남북 체육 교류 활성화 계획 등 다양한 의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비공개 회동은 장웅 IOC 위원 방한 후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4일 전북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서 천명했던 평창올림픽에서의 남북 선수단 동시 입장과 남북 단일팀 구성, 남북 공동 응원 제안을 실무 차원에서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당시 축사를 통해 "(평창올림픽에서) 남북 선수단 동시 입장으로 2000년 시드니올림픽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 최초로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최고의 성적을 거뒀던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와 세계청소년축구대회의 영광을 다시 보고 싶다"고 밝혔다.

남북은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을 시작으로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까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 등 국제 스포츠 이벤트에서 총 9차례 개회식 공동입장을 했지만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부터는 명맥이 끊겼다.

도종환 장관은 앞서 평창을 방문한 자리에서 여자아이스하키의 남북 단일팀 구성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도 장관은 만찬이 끝난 후 "허심탄회하게 남북이 다양한 체육 교류를 논의한 자리였다"면서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지혜를 모으기로 했다"고 전했다.

최문순 강원지사도 만찬 결과에 만족감을 표현했다.

최 지사는 이 자리에서 평창 올림픽 기간 남북 태권도 시범단의 합동 공연을 제안해 양 단체 수장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

만찬 중에서 반주를 곁들이며 리용선 ITF 총재와 '러브샷'을 했다는 최 지사는 "올림픽 개폐회식이나 대회 기간 남북 태권도 단체의 합동 공연을 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며 "구체적인 합동 공연 시기 등은 향후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체육 단체장들도 다양한 남북 체육 교류 방안을 쏟아냈다.

이기흥 체육회장은 남북이 공동으로 참가하는 체육 경기 및 세미나 개최를 위한 '남북체육교류협정' 체결을 제안했다. 남북 체육 교류를 정례화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려는 것이다.

이 회장은 또 2020년이 남북 체육회 출범 100주년이 되는 점을 강조하며 체육사 공동 조사도 제안했다.

이 회장은 만찬 후 "조선체육회가 1920년 발족했기 때문에 북한에도 많은 자료가 있을 것"이라며 "북한과 각종 자료 조사에 힘을 모으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조정원 WTF 총재 역시 ITF와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나갈 것을 약속했다.

앞서 문 대통령도 세계태권도선수권 개막식 축사를 통해 WTF 대회에서 ITF 시범단이 시범을 보이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9월 평양에서 열리는 ITF 대회에서 WTF 시범단의 답방이 성사돼 한반도 평화의 큰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문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를 예방한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게 2030년 월드컵의 동북아 유치를 제안한 것과 관련해 북한의 참여 필요성을 역설했다. 축구협회는 2030년 월드컵을 한국과 일본, 중국, 북한 등 4개국이 공동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날 만찬은 시범단 일정이 늦춰지면서 예정보다 30분 늦게 시작된 가운데 2시간 가까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고, 만찬이 끝난 후 남북 체육 관계자들이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chil8811@yna.co.kr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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