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 나이지리아 동북부 일대에서 활동하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수괴가 새 동영상을 공개하며 나이지리아 여성 경찰관들을 납치했다고 주장했다.
28일 나이지리아 일간 '더 펀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보코하람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최근 인터넷에 올린 약 14분 분량의 동영상을 통해 나이지리아 여경 10명을 구금하고 있다고 밝혔다.
셰카우는 "우리는 지난주 동북부 마이두구리-담보아 구간 도로에서 군용 차량 행렬을 기습 공격했다"며 "납치한 이들 중에는 여경 간부도 있다. 그들은 이제 우리의 노예가 됐다"고 말했다.
이들 여경은 이 구간 도로에서 군과 함께 관광객 보호 등의 임무를 수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셰카우는 이어 "우리가 담보아 구간 도로에서 해낸 것은 신의 승리"라며 "우리의 이번 작전 성공은 보코하람을 끝냈다고 주장한 나이지리아군과 정부 관계자들이 거짓말을 한 것임을 보여준다"고 했다.
나이지리아군 당국과 경찰은 이번 동영상 공개를 두고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셰카우는 그동안 나이지리아군이 여러 차례 사망했다거나 치명상을 입었다고 발표한 인물로 매번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도 셰카우는 동영상에 직접 나와 건재를 과시했다.
셰카우가 이끄는 보코하람은 나이지리아 동북부를 거점으로 삼아 2009년 이후 정부군, 친정부 민간인을 겨냥해 폭탄, 총기로 줄곧 유혈 사태를 일으켜 왔다.
이슬람 신정국가 건설을 꿈꾸며 테러 등을 일삼는 보코하람의 공격으로 지금까지 2만여 명이 사망하고 최소 26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단체는 2015년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했다.
보코하람은 2014년 4월 나이지리아 동북부 치복 시에 있는 여학교 기숙사에서 학생 276명을 집단 납치한 적도 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스스로 탈출하거나 나이지리아 정부와 보코하람의 협상 끝에 풀려났지만, 여전히 100여 명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보코하람에 억류된 여학생 중 상당수는 강제로 보코하람 대원들과 결혼해 출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gogo21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