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말레이시아 세관에 억류됐던 군용 레이더 장비가 감쪽같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해 관계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9일 말레이시아 일간 더스타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세관은 지난달 말레이 반도 남부 조호르 주 탄중 펠레파스 항을 거쳐 네덜란드로 향하려던 호주발 화물용 컨테이너 1개를 억류했다.
이 컨테이너에는 고성능 군용 레이더 시스템이 적재돼 있었다.
관련 소식통은 "2010년 제정된 전략교역법(Strategic Trade Act)에 따라 말레이시아를 경유하는 군사장비는 사전에 통상산업부(Miti)의 허가를 받게 돼 있다. 해당 화물은 필요한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전략교역법은 이를 위반한 개인이나 업체에 최대 1천만 링깃(약 26억원)의 벌금을 물리고, 죄질이 심각할 경우 사형까지도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후 탄중 펠레파스 항에서 보관돼 있던 군용 레이더가 어느새 사라져 버렸다는 것이다.
관할 경찰인 조호르 주 누사자야 경찰 당국은 최근 검사 과정에서 군용 레이더가 들어있는 컨테이너가 없어진 사실이 확인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말레이시아 세관은 별도 팀까지 구성해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항만 진출입로 검문검색이 철저한 편이라 육로를 통해 화물을 빼내기는 쉽지 않다"면서 "더 이상의 문제를 피할 심산으로 해당 화물을 다른 배에 몰래 실어 네덜란드로 향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당국자들은 실종된 군용 레이더 장비의 생산업체명과 발송처, 수신처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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