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씨름판에 국내 첫 여성 심판이 등장했다.
남성 중심의 두터운 '유리 천장'을 깬 이 여성은 충북 증평 출신 이진아(34)씨다.
이씨는 지난 21일 강원 인제군에서 열린 제71회 전국씨름선수권대회에서 대한씨름협회 사상 첫 여성 심판으로 데뷔했다.
이씨는 원래 유도선수였다.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의 권유로 유도를 시작해 도내 대회를 석권한 뒤 유도 명문 용인대에 입학, 전액 장학생으로 학업을 마쳤다. 그 이후 실업선수와 국가대표를 거치며 각종 국제대회에서 상을 휩쓸었다.
그런 이씨가 씨름을 접한 것은 2010년 증평체육회에 입사하면서다.
결혼과 함께 유도 선수생활을 마감한 뒤 증평체육회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할 당시 그의 재능을 눈여겨본 연광영 증평체육회 사무국장이 씨름을 해 보라고 권유했다.
증평군은 씨름단을 운영하고 있어 이씨가 씨름을 배우고 훈련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
이씨는 2014년 홍성 설날장사씨름대회 무궁화급(80kg 이하) 장사, 2015년 보은 한식장사씨름대회 무궁화급 장사를 차지할 정도로 역량을 발휘했다.
많은 여성 씨름선수들이 선수생활을 끝내고 씨름판을 떠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아쉬움이 많다는 이씨는 "지금은 여성 심판이 비록 저 한 명이지만 많은 후배 선수들이 진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유도선수 출신의 현직 경찰인 남편과 함께 살며 외동딸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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