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카 공장' 노동착취 캐다 中에 구금된 활동가들 석방

입력 2017-06-29 11:34  

'이방카 공장' 노동착취 캐다 中에 구금된 활동가들 석방

기소여부 결정안돼…"상황에 좌우, 언론접촉 등 입막으려는 조치"

(간저우<중국>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의 브랜드로 판매되는 구두를 만드는 중국 내 공장에서 노동착취 실태를 몰래 조사하다 현지에서 체포 구금된 중국계 미국인 3명이 28일(현지시간) 석방됐다.

중국 화젠(華堅) 그룹 공장에 위장 취업해 있다가 지난달 27일 이후 연락이 끊긴 지 한 달여 만이다.

미국 NGO '중국노동감시'(CLW) 소속 조사원인 이들은 불법 촬영 및 도청 혐의로 구금돼 있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범죄 혐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로, 기소돼 법정에 서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로 읽히기도 한다.

그러나 이들은 아직 기소 및 재판 회부 여부가 결정되지 않아 안심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중국에서 반정부 활동이나 다른 사회운동 때문에 체포됐다가 풀려난 이들은 언론 인터뷰를 포함해 자유로운 발언과 행동에 제약을 받는다.

이에 대해 뉴욕대 법대 교수이자 중국 인권 전문가인 제롬 코헨은 "풀려난 이들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기소 여부가 달라질 것"이라며 "이는 이들을 중국 공안의 통제 아래 묶어두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구금됐던 활동가 중 한 명인 화하이펑은 중국 간저우의 경찰서 밖에서 3세 아이를 안아볼 수 있었다.

그는 "내 상황을 보도해준 언론에 감사하지만, 지금은 어떤 말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의 구금 사실이 알려지면서 심각한 초과근무와 저임금 문제 등이 제기되자 화젠 그룹은 이를 부인했다. 특히 이방카 브랜드의 신발 제조는 이미 몇 달 전 중단했다고 밝혔다.

CLW의 설립자인 리 창은 20년 가까이 조사한 중국 공장의 노동착취 사례 중 화젠 그룹 공장 노동자들이 가장 최악의 작업 환경에 노출돼 있다고 주장했다.




CLW 조사에서 이들 공장 노동자들은 시간당 1달러 이하의 급료를 받아 중국 노동법을 위반한 데다, 최근까지 한 달에 이틀 이하의 휴일을 가졌다.

AP 통신이 인터뷰한 2명의 화젠 그룹 전직 공장 노동자와 1명의 현직 노동자는 한 노동자가 공장 매니저로부터 하이힐로 머리를 얻어맞아 피를 흘리는 등 매일 끔찍한 장면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이방카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수입품은 거의 모두 중국에서 제작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중국에서 구속된 활동가들과 관련한 모든 질문을 국무부로 떠넘겼다.

애나 리치-앨런 국무부 동아시아대평양 담당 대변인은 "이들 활동가가 사법 절차에 따른 공정한 재판을 통해 보호받도록 해달라고 중국에 촉구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lkbi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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