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개성공단에 입주한 국내 기업들 가운데 23%의 매출이 공단 폐쇄 탓에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지난달 12일부터 한달 간 개성공단 입주기업 123곳을 대상으로 개성공단 전면중단에 따른 기업 현황 등을 설문한 결과 이 같이 조사됐다고 29일 밝혔다.
재무제표를 제출한 108개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평균 26.8% 줄어들었다.
매출이 50% 이상 떨어진 기업(사실상 휴업·사업축소)도 23%인 25곳에 이르렀다.
협회는 "개성공단 중단에도 매출이 증가한 24개사(22.2%)는 대부분 개성공단 생산 비중이 낮았던 상장 기업들"이라며 "국내외 대체생산시설을 활용하고 재하청을 줘 손실을 보면서도 매출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015년 대비 2016년 영업이익 감소액(107개 기업 응답)은 평균 8억9천만원이었다.
영업이익에서 영업손실로 전환된 기업이 40개사, 영업이익이 감소한 기업은 26개사, 영업손실이 증가한 기업이 14개사였다.
이 같은 손실은 재무제표에 직접 반영돼 개성공단 입주 기업 부채가 평균 39% 증가했고, 자본은 21.1% 하락했으며, 기업 신용도도 낮아졌다.
개성공단에서는 6천353명(100개사 응답)이 직접 고용돼 근무했으나 956명이 퇴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개성공단 중단 후 가장 큰 애로사항(100개사 응답)으로는 40%(40개사)가 운영비 확보 문제를 꼽았다.
생산시설 미확보와 부족으로 인한 매출 하락(23%), 신뢰도 하락에 따른 주문량 확보의 문제(16%), 부족한 피해지원으로 인한 협력사와의 갈등(15%) 등이 뒤따랐다.
개성공단 재개 시점(98개사 응답)으로는 약 70%가 2018년 이후로 예상했다. 22%의 기업들만 연내 재가동이라고 답변했다.
개성공단이 재개된다면 대부분(94%) 기업들은 재입주를 고려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재입주 의향이 있는 85개사에 그 이유를 묻자 대부분 기업은 개성공단의 인건비 대비 높은 생산성, 낮은 물류비, 숙련노동자 등 국내외 대비 경쟁력 있는 경영환경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재입주를 하지 않겠다고 답한 기업들은 '재개 시 가중되는 기업 부담'(25개사)과 '언제 다시 닫힐지 모르기 때문'(17개사) 등을 이유로 골랐다.
'개성공단 재가동을 언제부터 할 수 있을 것 같냐'(82개사 응답)는 질문에는 45%의 기업이 '개성공단 재가동 협상 시작 시'라고 답했다.
협회는 "개성공단 재가동 시점을 현재 예상하기 힘들어 막대한 피해를 본 기업들은 자금 확보가 절실하다"며 "거래처와의 법정 다툼, 기업신용도 급락 등으로 피해가 커지고 있는 만큼 정부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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