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걸프 아랍국들은 서방 동맹들에 그들과 카타르 중 택일하도록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오마르 사이프 고바시 러시아 주재 아랍에미리트(UAE) 대사가 밝혔다.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과 카타르 간의 분쟁에서 GCC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고바시 대사는 29일 자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은 GCC 회원국이나 카타르와 거래할 수 있으나 양자와 모두 상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극단주의 어젠다와 용인할만한 중동을 건설하는 데 관심을 가진 사람들 사이에서 거래 상대에 대한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타르는 현재 카나리 워프 등 런던의 주요 지역 부동산을 포함해 영국 내에 약 400억 파운드(약 60조 원)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고바시 대사는 "그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피 묻은 카타르 돈을 원하느냐"고 압박했다.
그는 영국 내 카타르 자산에서 발생하는 자금은 서방을 위협하는 조직을 포함한 중동의 극단주의 그룹들로 곧바로 유입된다면서 카타르가 영국에 투자해 얻는 수익은 리비아와 이라크, 시리아의 그룹들로 향한다고 주장했다.
고바시 대사는 또 카타르가 극단주의 그룹에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사우디 등의 주장에 증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GCC 회원국들은 넘치는 증거를 갖고 있으나 서방 정부들에 미치는 법적, 재정적 반향을 우려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사우디 등 GCC 회원국들은 만약 카타르가 '13개 요구사항'을 수락하지 않을 경우 다수의 추가 제재안을 검토 중이며 무역상대국들에 대한 '양자택일' 강요는 이 가운데 하나이다.
사우디와 이집트, UAE, 바레인 등은 이미 카타르에 대해 외교 및 경제 봉쇄를 가하고 있다.
걸프 아랍국들 간의 전례 없는 갈등으로 이들과 거래해온 서방 동맹국들은 당혹스러운 입장을 맞고 있으며 영국은 카타르에 무리한 요구를 내세우고 있는 사우디 등 GCC 회원국들에 자제를 요구했다.
또 미 상원 외교위원회의 밥 코커 위원장은 이번 주 걸프 지역의 갈등이 해소될 때까지 모든 지역국에 대한 무기판매를 중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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