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 "르완다가 무기 구입할 때 송금 편의 제공"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최대 은행 중 하나인 'BNP파리바'가 1994년 르완다 대학살 당시 후투족 정권이 무기를 사들이는데 송금 편의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9일(현지시간) 르몽드와 라디오프랑스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경제범죄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셰르파'와, 르완다 학살 피해자 협회 등 3개 시민단체는 최근 BNP파리바가 르완다의 전쟁범죄와 학살을 방조했다면서 사법당국에 이 은행을 고발했다.
이 단체들은 1994년 6월 르완다 후투족 정권이 소수의 투치족을 학살하는 데 쓰기 위해 80t 분량의 무기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BNP 파리바 은행이 송금 편의를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르몽드에 따르면 당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무기상인 페트러스 윌렘 엘러스 등이 콩고민주공화국을 위해 사들인다는 명목으로 130만 달러 상당의 무기를 사들였다.
러시아 칼라시니코프 사(社)의 자동소총과 탄약, 박격포 등의 무기들은 여러 경로를 거쳐 르완다군의 지시를 받는 후투족 민병대의 손에 들어갔다.
유엔은 그해 4월부터 시작된 후투족 정권의 대량학살을 이유로 르완다에 무기금수 조처를 내린 상태였다. 하지만 르완다 국립은행은 BNP파리바에 무기상의 스위스 비밀계좌로 130만 달러의 송금을 요청했고, BNP파리바 측은 정황상 무기류의 최종 목적지가 르완다라는 것을 인지하고서도 송금을 해줬다는 것이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BNP파리바 측은 프랑스 언론들의 확인 요청에 "고소장을 보지 못해 내용을 알지 못한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당시 르완다에서는 후투족의 투치족에 대한 대학살로 100일간 최소 8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는 당시 르완다 전체 인구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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