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화영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외교가의 거두인 헨리 키신저(93) 전 미 국무장관을 만났다.
러시아 정부는 크렘린궁에서 이뤄진 회동에 대해 공식 발표를 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프리마코프 리딩스'라는 외교관, 정치인, 학자들의 연례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러시아를 방문 중이었다.
면담에서 오간 대화 내용은 자세히 공개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다음 달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회담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과 만나는 것은 지난 1월 취임 후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의 키신저 면담 사실은 백악관이 이날 미·러 정상회담 일정을 공식으로 발표한 것과 때를 같이해 나왔다.
키신저 전 장관은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적이 았다. 양국 정상회담 성사에 가교 역할을 했는지 주목된다.
러시아 정부의 미국 대선개입 의혹인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은 미 의회와 연방수사국(FBI)의 조사를 받고 있다.
러시아 측과 접촉한 것으로 의심되는 트럼프 대통령 측 인사들이 줄줄이 조사 선상에 오르내리고 있다.
러시아의 관리들은 시리아 사태 등 '트럼프 정부'가 주요 이슈에서 자국과 충분한 협력을 하지 않고 있다며 실망감을 토로하고 있다.
양국 관계가 난처한 상황에 직면한 상태에서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등장은 눈길을 끈다.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중국을 50차례 이상 방문하면서 역사적인 미-중 수교의 가교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1971년 당시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20년 동안 고위급 외교접촉이 없었던 베이징에 그를 파견해 중국과의 접촉을 시도한 것을 시작으로 그는 서방 세계와 공산국가 간의 냉전 종식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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