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서 쏟아진 질문들…文대통령, 사드 의구심 씻고 동맹 강조

입력 2017-06-30 05:54   수정 2017-06-30 09:46

美의회서 쏟아진 질문들…文대통령, 사드 의구심 씻고 동맹 강조

한·미동맹 '민주주의 기반' 강조…"사드 배치 민주적 절차 따라야"

美의회 지도부 고개 끄덕이며 공감…"사드 관련 확인에 감사"

현지언론 뜨거운 관심…취재진 몰려 국회의사당 링컨룸 꽉 차

(워싱턴=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방미 이틀째인 29일(현지시간) 미 의회 상·하원 지도부 간담회에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미국 정치권의 의구심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미국 조야에 퍼져있는 의구심과 불안심리를 조속히 해소하지 않을 경우 대북공조가 긴요한 시점에서 한·미간에 정책적 엇박자가 빚어질 소지가 있고 이는 우리 외교·안보의 기축인 한·미동맹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상황인식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전 정권에서 사드를 서둘러 배치한 경위를 파악하고 절차적 정당성을 되짚는 과정에서 미국 내에서는 사드 배치를 철회하거나 지연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어린 시각이 등장했던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국내에서 세 차례 외신 인터뷰를 통해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철회하거나 지연하려는 것이 아님을 설명했다.

사전에 분위기를 다잡은 문 대통령은 방미 기간 직접 미 의회를 찾아 다시 한 번 사드 배치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미국 조야의 의구심을 해소하는 데 힘을 쏟았다.

주목할 점은 문 대통령이 사드 배치에 따른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하는 근거로 민주적·절차적 정당성을 거론했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은 미 하원 지도부 간담회에서 "한국이 미국과 같은 민주국가이므로 민주적·절차적 정당성은 꼭 필요하다. 특히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가 어느 때보다 강한 시기이며 그만큼 사드에 대한 민주적·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요구도 크다"고 말했다.

이는 한·미 양국 모두 민주주의에 뿌리를 둔 국가인 만큼 사드 배치 역시 민주적·절차적 정당성을 갖춰야 한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민주주의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의회의 이해를 끌어내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이에 미 의회 지도부도 문 대통령이 발언하는 동안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대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 손베리 하원 군사위원장은 "사드 관련 확인에 감사드린다"며 "북한에는 한·미 간 이견이 없다는 것과 군사적으로 견고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테니 호이어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도 "한미 관계는 양국 모두에게 중요하고 세계의 많은 권위주의에 의해 우리의 가치가 도전받고 있는 것이 염려스럽지만, 문 대통령의 사드에 대한 답변은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상·하원 지도부는 사드 배치 문제뿐 아니라 북핵 해결 방안과 이와 관련한 중국의 역할,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 많은 질문을 쏟아내며 문 대통령의 발언에 귀를 기울였다.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북한 미사일에 핵탄두가 장착되는 것은 허용할 수 없고, 한·미 양국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문제"라며 "북한 위협과 관련해 한·미 양국이 동일한 입장을 유지하는 것이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더 관여해야 한다는 데 대한 대통령님의 의견은 무엇인가. 또 사드는 양국 국민의 방어를 위해 필요하고, 안보를 위한 중요한 수단인데 이에 대한 생각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북한을 방문했을 때 '미사일을 판매하기 위해 만들고 있는데 미국이 살 용의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은 바 있다"며 "북한 무기의 판매와 확산이 우려되는데 이에 대한 중국의 역할이 있다고 보는가"라고 질문했다.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은 "태영호 전 북한 공사에게 들으니 북한에 유입되는 외부 정보에 따라 북한 주민의 태도 변화가 있다고 하던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또 엘리엇 엥겔 하원 외무위원회 간사는 "평양을 두 번 방문한 적이 있는데 남과 북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후보 시절 개성공단에 관한 언급을 하셨는데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당선은 한국 민주주의에 있어서도 대단한 승리"라며 "한국과 미국의 전임자들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는데 문 대통령께서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삼성의 6억5천만 달러 투자 결정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한국의 T-50 고등훈련기를 미 공군이 도입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얼마 전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을 초청하셨는데 이것이 북한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는 것은 아닌가"라며 우려를 표했다.

에드 마키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소위 간사는 "사드 문제로 중국이 한국 경제에 엄청난 손해를 끼치고 있는데 이런 중국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한편, 미국 현지 언론도 문 대통령의 의회 방문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하원 지도부 간담회가 열린 미 국회의사당 2층 링컨 룸은 미국 취재진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이 와중에 미 하원 측 관계자가 몰려든 취재진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문 대통령이 인사말을 하고 있는 도중에 간담회를 비공개로 전환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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