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페이스북을 통해 범죄 장면을 생중계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태국에서는 멸종위기의 '거대 민물 가오리'를 불법 포획하는 장면을 생중계한 사람들이 처벌을 받게 됐다.
30일 일간 '더 네이션'에 따르면 태국 중부 사뭇송크람주(州) 정부 당국은 거대 민물 가오리 불법포획 혐의로 4명의 남성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메콩강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거대 민물 가오리 사냥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더욱이 이들은 민물 가오리를 포획하는 장면을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까지 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이 생중계한 영상 때문에 결국 덜미를 잡히게 됐다.
거대 민물 가오리는 인도차이나 반도와 보르네오 섬 일부에서만 서식하는 희귀종이다. 민물에 서식하는 어류 중 가장 몸집이 큰 종 가운데 하나로 몸길이는 최대 2m, 몸무게 600㎏에 이른다.
레저 및 수족관 전시를 위한 남획 등으로 태국과 캄보디아 등에서는 최근 개체 수가 급감했다. 이에 따라 유네스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민물 가오리를 멸종위기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태국에서도 연구 목적 이외의 포획이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으며 연구 목적인 경우에도 반드시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들은 애초 태국 최고 명문 쭐라롱껀대학 산하 수생동물질병연구센터의 의뢰를 받아 연구 목적의 민물 가오리 포획에 참여했다.
그러나 이들은 연구 활동이 모두 종료된 후에도 연구센터가 받아 놓은 포획 허가서를 이용해 불법포획을 계속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에게 포획을 의뢰했던 난타리까 찬수에 박사는 "이들의 도움으로 관광객이 잡은 민물 가오리 사진을 봤는데 상처가 심했다. 또 관광객들이 가오리를 물 밖으로 가지고 나와 질식했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이미 상당수의 민물 가오리가 수질 오염으로 인해 죽어가고 있다"며 "잠깐의 즐거움을 위해 동물을 잔인하게 다루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