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남동문부터 남쪽 현관까지 의장대 도열
트럼프 '악수'는 돌출행동 없이 4초간 무난하게 마무리
한·미 정상 나란히 파란색 타이…김 여사는 한복·멜라니아 여사는 원피스
(워싱턴=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만남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문 대통령 내외를 태운 의전차는 29일(현지시간) 오후 6시 백악관 남동문에 진입했다. 육·해·공·해병대·해안경비대 합동 의장대가 남동문부터 백악관 남쪽 현관까지 도열해 문 대통령 내외를 위한 의장행사를 펼쳤다.
의장대 도열은 국빈 방문에 따른 의전이다. 문 대통령의 백악관 방문은 공식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이지만 국빈방문(State Visit)급 예우를 받은 것이다.
문 대통령 내외는 오후 6시1분 백악관 남쪽 현관에 내렸다. 문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에 하늘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마침 트럼프 대통령도 거의 같은 색 정장과 넥타이를 착용했다.
김정숙 여사는 쪽빛 한복에 비취색 장옷을 걸쳤다. 김 여사의 한복은 문 대통령과 결혼할 때 김 여사의 어머니가 물려준 옷감으로 만든 것으로 천연 쪽물과 홍두깨를 사용하는 전통방식으로 한국 고유의 색을 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는 베이지색 원피스 차림으로 문 대통령 내외를 맞았다.
백악관 남쪽 현관 앞에서 문 대통령을 기다리던 트럼프 대통령은 활짝 웃으며 먼저 악수를 청했다.
문 대통령과 오른손을 맞잡은 트럼프 대통령은 왼손을 문 대통령의 오른쪽 어깨에 올렸다가 내렸고, 문 대통령도 왼손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팔을 가볍게 쥐는 모양새를 연출했다. 악수는 4초가량 이어졌다.
이어 문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도 가볍게 악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정상과의 만남에서 기선 제압을 위해 유난히 강하게 악수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현관 앞에서의 악수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무난하게 마무리됐다.
양국 정상 내외는 남쪽 현관 앞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백악관 본관 내 외교접견실(Diplomatic Reception Room)로 향했다.
문 대통령이 돌아서는 순간 재미 한인 사진기자가 "대통령님 환영합니다"라고 외치자 문 대통령은 다시 돌아서서 손을 흔들며 "고마워요"라고 말했다.
멜라니아 여사와 김정숙 여사는 외교접견실로 이동하는 중 영어로 가벼운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멜라니아 여사가 "여행이 어떠셨나"라고 묻자, 김 여사는 "아주 즐겁게 보내고 있다. 지금이 한국시간으로는 아침이다"라고 답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문 대통령은 만찬에 앞서 방명록에 '한미동맹, 평화와 번영을 위한 위대한 여정! 2017.6.29'이라는 글을 남겼다.
만찬은 백악관 본관 내 국빈 만찬장(State Dining Room)에서 이뤄졌고,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나란히 옆에 앉았다.
미국 측에서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윌버 로스 상무장관,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 맥 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재러드 쿠슈너 선임자문관, 개리 콘 국가경제회의 의장, 디나 파월 국가안보 부보좌관, 매튜 포틴저 NSC 선임보좌관, 엘리슨 후커 NSC 한국담당보좌관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강경화 외교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안호영 주미대사 내외,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김현철 경제보좌관, 이욱헌 의전장, 신재현 외교정책보좌관, 조구래 북미국장이 배석했다.
주메뉴는 '차이브 버터와 허브로 조미한 캐롤라이나산(産) 황금미(米) 비빔밥'(Chive Butter, Herbed Carolina Gold Rice Bibimbap)이었다.
전채 요리로는 단호박 맑은 스프와 제철 채소로 만든 케넬이, 후식으로는 복숭아와 라스베리로 만든 테린, 바닐라-계피향 쇼트크러스트 및 복숭아 소르베가 나왔다.
와인은 캘리포니아 소노마産 백포도주와 적포도주가 준비됐다.
이날 만찬은 오후 6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예정보다 35분 길어진 오후 8시5분에 끝났다.
kind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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