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방문한 홍콩서 류샤오보 석방시위…中당국 바짝 긴장

입력 2017-06-30 11:57   수정 2017-06-30 16:30

시진핑 방문한 홍콩서 류샤오보 석방시위…中당국 바짝 긴장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권반환 20주년을 맞아 방문한 홍콩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인권활동가인 류샤오보(劉曉波·61) 자유보장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자 중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반체제 인사로 분류해온 류샤오보가 오랜 수감 끝에 간암 말기 진단을 받고 가석방된 상태에서 치료차 외국으로 가려하는데 중국 당국이 주저하는 걸 규탄하는 시위가 시 주석이 방문한 홍콩에서 잇따르고 있다.

홍콩 시민단체인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는 29일 저녁 홍콩섬 센트럴(中環)에 있는 종심법원 앞에서 류샤오보를 즉각 풀어주라고 요구하는 촛불 집회를 개최했다. 약 400명이 집회에 참가했다고 이 단체는 밝혔다.

참가자들은 촛불을 든 채 "류샤오보에게 자유를 보장하라"고 외쳤다. 류샤오보와 함께 7년째 가택 연금 중인 그의 아내 류샤(劉霞·55)의 연금 해제도 요구했다.

초우항퉁 지련회 부주석은 2010년부터 류샤오보가 간염에 걸렸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최근에서야 갑자기 간암 말기로 확인됐다면서 중국 당국이 검진이나 치료를 제공하지 않았거나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친 것 같다고 규탄했다.

또다른 시민단체인 민간인권진선도 30일 저녁 완차이(灣仔)에서 류샤오보 석방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민간인권진선 등 50여개 단체는 주권반환일인 7월 1일 빅토리아 공원에서 대규모 거리행진을 벌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와는 달리 빅토리아 공원 등에서 친중국 성향 단체들이 주권반환 기념행사를 벌여 양측 간 충돌 가능성이 있다.

홍콩 인권 활동가들은 27일에도 중국 당국이 홍콩에 파견한 대표처인 주홍콩 중국연락판공실 앞에서 류샤오보 가면을 쓴 채 류샤오보 자유보장 요구 시위를 벌였다.

홍콩 최대 민주화 시위인 '우산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黃之鋒·21) 데모시스토(香港衆志)당 비서장 등 범민주파 활동가 26명은 28일 저녁 완차이 골든 바우히니아(金紫荊) 광장에서 주권반환 상징물인 바우히니아 상을 점거한 채 류샤오보의 무조건 석방과 행정장관 직선제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웡 비서장 등은 공적 불법 방해(Public Nuisance) 혐의로 체포됐다가 30일 오전 모두 풀려났다.

홍콩 경찰은 시 주석 방문 기간 시위대의 공격 등을 방지하기 위해 경찰관 1만1천 명을 배치하는 등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시 주석은 홍콩에서 방탄 리무진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경찰 차량 5대와 기관단총이 든 서류가방을 든 경찰관 등의 경호를 받고 있다.

홍콩섬과 까우룽(九龍)반도 사이 빅토리아하버 상공은 비행제한 구역으로 설정됐으며 경찰 순찰차와 순찰선이 해안을 순찰하고 있다.

완차이 지역 일부 주민과 회사원들은 과도한 경비 때문에 통행에 불편이 초래되고 있다고 불평했다.




harri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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