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사고 원전 인근 숲에서 29일(현지시간) 또다시 산불이 발생해 이튿날까지 계속되고 있다고 현지 비상사태부가 밝혔다.
비상사태부는 30일 "전날 낮 12시 35분 (원전 주변) 소개 구역 숲에서 철로 부설을 위한 벌목 작업을 하던 도중 톱밥에서 불이 나 인근 숲 20 헥타르(ha) 면적으로 번졌으며, 30일 오전엔 화재 면적이 25ha로 더 늘어났다"면서 "현재도 진화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화재 진압에는 120여 명의 소방관과 헬기를 비롯한 30여 대의 소방 장비가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환경·천연자원부 장관 오스타프 세메락은 29일 저녁 "비상사태부가 화재 진압을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일부 언론에서 해당 지역 방사능 수준이 높아졌다는 거짓 정보를 유포시키고 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재 지역 방사능 수준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으며 감마선 수준은 크게 변화가 없고 허용 범위 안에 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벨라루스와 접경한 러시아 서부 브랸스크주의 방사능 수준도 정상이라고 러시아 비상사태부가 30일 밝혔다.
브랸스크주 재난 당국은 매 15분 마다 방사능 수준을 검사하는 등 집중 감시를 벌이고 있다고 비상사태부는 덧붙였다.
1986년 4월 인류 최악의 원전 사고로 기록된 원자로 폭발 사고가 일어난 체르노빌 원전은 반경 30km 지역이 지금까지도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소개 구역'으로 지정돼 특별 관리되고 있다.
폭발 사고가 일어난 원자로 4호기에선 콘크리트 방호벽에 금이 가는 등 붕괴 우려가 커지면서 100년을 버틸 수 있는 추가 철제 방호벽을 덧씌우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다른 3기의 원자로는 지난 2000년까지 모두 가동 중단됐다.
하지만 소개 구역 숲에선 수시로 산불이 발생해 숲 퇴적층에 쌓여 있던 방사능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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