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스나이더, "독자노선·일방적 핵폐기 추구는 파멸적 결과 초래"
(서울=연합뉴스) 황정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미국 방문에 나선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향후 관계에 대해 일부 회의적 시각이 나오고 있으나 결국은 양국 간 동맹을 강화하는 것 외에 다른 현실적 대안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29일(현지시간) 포브스 기고문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한·미 정상 회담을 앞두고 미언론의 논조는 진보 성향의 문 대통령과 보수적인 트럼프 대통령 사이에 궁합이 썩 좋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렸다면서, 이는 북핵 위협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싼 양 정상 간 접근방식의 차이로 확산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본질에서는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동맹 결속을 강화할지, 아니면 독자노선을 택할지에 향후 양국 관계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이를테면 문 대통령 앞에는 자주노선이냐, 동맹이냐의 선택이 놓여 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으로선 날로 점증하는 북핵 위협과 미국, 중국, 일본 등 주변 강국 간 긴장 고조 상황에서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포기하고 자주노선을 추구하기엔 안보상 위험이 심각해질 것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다는 게 스나이더 연구원의 진단이다.
한국 내 일부에선 한·미 동맹의 틀 내에서 자주노선을 가되,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중국의 요구를 수용, 한국이 더 큰 영향력을 갖고 대북관계를 주도할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나 문 대통령 입장에선 자칫 잘못하다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 같은 '코리아 패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하지 않을 수 없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과 전쟁을 하는 파멸적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한국의 안보를 보장하는 미국과의 굳은 동맹관계 내에서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길을 찾는 게 한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안이 될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미국 단독의 일방적 대북 핵 폐기를 강행하다 한국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이 될 경우 그 부담은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이 여러 선택지를 검토할 수는 있으나 결국은 한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며, 섣부른 군사적 조치를 하다 북한이 한국을 상대로 보복에 나서는 상황이 오면 재앙적인 결과가 된다는 것이 스나이더 연구원의 결론이다.
그는 한·미 양국이 독자노선이나 일방적 핵 폐기 강행보다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동맹관계를 더 굳건히 다지는 것이 북핵 위협을 종식하는 최선의 방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조기 정상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던 것도 양국 간 협력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는 게 스나이더 연구원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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