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빠진 채 신상진·원유철 2인 토론회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전 마지막으로 열린 30일 당 대표 후보자 TV토론회가 끝내 홍준표 후보의 불참 속에 진행됐다.
초반에는 홍 후보의 바른정당 합류 타진 진실공방으로 '진흙탕 싸움' 양상을 보였던 토론회가 막판에는 유력후보가 빠진 채 진행되는 맥빠진 설전으로 끝났다.
KBS·SBS 공동주최로 개최된 이날 TV토론회는 홍 후보의 자리를 비워둔 채 신상진·원유철 후보 두 사람만 참석한 가운데 1시간 동안 이어졌다.
이날 홍 후보는 토론 현장에는 없었으나 나머지 후보들로부터 공세를 받으며 도마 위에 올랐다.
원 후보는 "이 자리에 와서 자기 비전과 정책에 대해 설명을 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한 자리가 비어있다"면서 "이렇게 한국당이 국민과의 소통을 두려워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라고 홍 후보의 불참을 비난했다.
그는 최근 자신이 바른정당 정병국 의원의 저서를 근거로 홍 후보의 바른정당 합류 타진 의혹을 제기했던 데 대해 "대선을 앞두고 당의 쪼개짐을 막기 위해 한참 노력할 때 홍 후보가 바른정당으로 가려고 했다는 (글을) 봤기 때문에 사실이냐고 확인을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후보가 자신의 의혹 제기를 '내부총질'이라 비난한 것을 두고 "그것을 내부총질이라고 하면서 우리 당을 어려운 국면에 빠져들게 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날 오전에도 국회에서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홍 후보는 차분히 설명할 일을 '김대업식 공작정치'를 운운하며 과도한 반응을 해 더욱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신 후보도 토론회에서 "정 의원이 쓴 책이 사실이라면 홍 후보에게 타격이 될 것"이라면서도 "(원 후보와 홍 후보의) 설왕설래·갑론을박 자체가 옳고 그름을 떠나 국민이 볼 때 좋은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지막 TV토론회였던 만큼 후보들 간의 신경전도 있었다.
신 후보는 홍 후보가 지난 19대 대선에서 "20·30세대 청년들로부터 8% 정도의 지지율을 얻었다. 저희는 (청년층으로부터) 버림받았다"라고 꼬집으며 "청년의 신뢰를 받으려면 당이 청년 일자리 문제를 진정성 있게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원 후보가 한국당이 젊은층과 수도권으로 외연을 넓혀야 한다는 데 동의하며 '경부·경인 고속도로 지하 복층화' 등 구체적 공약을 설명하자, 신 후보는 "원 후보는 내년에 경기도지사에 나올 것 같다. 경기도지사 공약발표가 아니냐"라고 면박을 주기도 했다.
내년 지방선거 공천 문제를 놓고도 맞붙었다.
원 후보는 "이 자리에는 없지만 홍 후보는 여론조사를 안 하고 지방선거에서 그냥 공천하겠다고 했는데, 한국당은 당 대표 1인이 좌지우지하는 당이 아니다"라고 공세를 폈다.
이에 신 후보도 "여론조사 없이 공천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도 "원 후보가 말씀하신 '당 대표가 되면 공천권을 내려놓겠다'라는 것도 굉장히 (적절한 생각이) 아니다. 당 대표는 공천을 내려놓는 게 아니라 제대로 공천되도록 관리·감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홍 후보는 이날 토론회 불참에 대해 "(모바일) 투표하는 날 TV토론을 하는 것은 세계적인 전례가 없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전날 기자들에게 사유를 밝힌 바 있다.
대신 홍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 의원의 그 허위 폭로기사가 언론에 뜨자마자 곧바로 대전 연설회장에서 모 후보가 그것을 인용해 허위폭로를 했다는 것은 아무래도 석연치 않다"며 "이런 사람들은 정치판에서 행세할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ykb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